현재 한국군의 자체 전력(戰力) 지수는 북한의 83% 수준으로 북한에 비해 아직도 열세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항공우주정책연구원(원장 김윤주·金潤珠) 주최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차 최근 방한한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20일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한국군의 대북 전력지수는 3년 전보다 약 5% 상승한 83%로 평가된다"고 밝힌 뒤 "북한의 재래식전력과 대량살상무기의 공격을 단독 방어하기엔 한국군의 전력이 아직 열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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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안보-자주국방의 현주소
남북한 군사력을 비교연구하고 있는 베넷 박사는 2년전 발표한 연구결과에서는 2000년을 기준으로 한 한국의 자체전력은 북한의 64~78% 수준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는 "현재 한미 연합전력은 휴전선 인근에 집중 배치된 북한군 야포의 공격을 방어할 능력이 사실상 없다"면서 "한미 연합전력이 북한의 야포를 무력화하기 이전에 북한이 생화학탄을 사용한다면 서울을 비롯한 인근 도시와 전진 배치된 한미 지상군에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자주국방과 관련, 베넷 박사는 "북한의 생화학무기와 운반수단인 장사정포, 미사일의 공격을 막기 위한 대책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미사일 방어망(MD)도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이라크전을 보면서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해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면 북한 지휘부는 미국의 선제공격 징후를 포착하는 즉시 남한의 인구 밀집지역에 핵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끝까지 핵 무장을 고집할 경우 미국은 정밀 선제타격 등 군사적 조치에 나설 것이고 북한도 반격하는 과정에서 남측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그러나 최후의 패배자는 북한 지휘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