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드사가 카드대출이나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이는 등 영업을 축소하는 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새로운 수법을 동원한 불법 ‘카드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결제대행업체나 인터넷 경매사이트 등 온라인 업체를 이용하는가 하면 귀금속을 이용하는 ‘금(金)깡’도 성행하고 있다.
A카드 회원 이모씨는 지난달 온라인 결제대행업체를 통해 200만원 상당의 카드깡을 받았다가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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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대행업체란 카드 가맹점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점 등을 회원으로 모아 일정한 수수료를 뗀 뒤 카드대금을 내주고 나중에 카드사로부터 대금을 받는 업체.
이씨가 생활정보지를 보고 찾아간 한 업체는 온라인 결제대행업체에서 카드결제 승인을 받고 대금을 송금 받은 뒤 15%의 선이자를 떼고 나머지를 이씨에게 내줬다.
B카드 회원 손모씨는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금은방을 통해 카드깡을 받은 경우.
손씨는 이곳에서 신용카드로 187만원 상당의 순금을 구입한 뒤 곧바로 이 금은방이 소개해준 인근 매장에서 10%를 뗀 160여만을 받고 되팔았다.
신용카드 대금 대납업체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C카드 회원 정모씨는 생활정보지에서 ‘카드대금을 갚아준다’는 광고를 보고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사채업자를 찾아갔다.
이 사채업자는 정씨의 밀린 카드대금 350만원을 대신 내준 뒤 카드를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정씨에게 현금서비스를 받게 한 뒤 15%의 수수료를 얹어 빌린 돈을 받았다.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실제 물건을 사고판 것처럼 카드결제를 받은 뒤 물건을 산 사람에게 선이자를 떼고 현금을 지급하는 것.
카드업계에 따르면 상습적으로 카드깡을 해주는 가맹점 등 불량가맹점 적발 건수는 올해 1월 184건에서 2월 156건으로 약간 줄었다가 3월 336건으로 다시 급증했다.
카드사들은 조기경보시스템을 통해 카드깡 가맹점과 회원들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벌이는 등 카드깡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LG카드 김인권 차장은 “카드사들은 카드깡 가맹점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은행연합회에 ‘금융질서문란자’로 등록해 일정 기간 가맹점 가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