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성남 일화가 지난해 K리그 우승을 위해 상대 선수들을 매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성남의 운영국장을 지냈던 K씨는 20일 각 언론사에 팩스를 보내 “성남이 지난해 정규리그 포항 스틸러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현재 성남에서 뛰고 있는 당시 포항 용병 싸빅과 비밀 계약해 승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싸빅이 미리 문서로 스카우트를 보장해야 협조할 수 있다고 해 합의서도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성남은 당시 포항을 4-1로 꺾어 울산 현대를 승점 2차로 누르고 우승컵을 안았다.
그는 또 “성남은 포항과의 경기 1주일 전 부산 아이콘스와의 경기에서도 모 선수에게 부산 선수 한 명을 매수하라고 했고 내가 구단 고위층의 승인 아래 그에게 500만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남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다. K씨가 자신이 겸하고 있던 주무직을 박탈 당하자 앙심을 품고 저지른 무고에 불과하다. 돈을 건네받은 것으로 지목된 선수도 펄쩍 뛰고 있다. K씨는 재임 기간 공금을 빼돌리는 등 각종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K씨가 최근에 문서를 보내와 경기 비디오를 확인한 결과 승부조작 혐의를 찾을 수 없었다. 합의서라는 것도 연맹이 보증한 양 팀간 계약서로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각 팀 주전의 경우 출전수당만 해도 수백만원을 받는데 500만원에 선수생명을 걸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연맹은 일단 매수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진위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K씨는 이날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