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버스노조 집행부는 “서울시가 시내버스 노조와 협의하지 않고 시내버스 체계를 개편할 경우 6월중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노조의 움직임=노조는 20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집행부 차원에서 파업을 결의한 데 이어 23일 지부장 총회를 개최해 파업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여기서 파업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면 빠른 시일 안에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노조는 파업할 경우 버스체계 개편이 우선적으로 이뤄지는 서울 동북부지역에서 6월중 파업에 돌입한 뒤 시내 전역으로 파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노조는 또 파업 여부와 관계없이 29일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교통체계 개편에 반대하는 집회를 갖기로 했다.
▽“실직자가 속출한다”=버스노조가 내세우는 파업의 명분은 교통체계 개편으로 현재의 버스노선 수가 축소되면서 실업사태가 발생한다는 것.
노조 유근중(柳根重) 사무국장은 “서울시가 간선 지선버스 및 준공영화 시스템으로 버스체계를 개편하면 운전사 1만6800여명 가운데 약 3600명이 실직하고 이로 인해 다른 운전사들도 고용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 일하는 버스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 출범하는 간선버스 회사에 취직하게 됨으로써 퇴직금 누진제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고용 불안을 야기하는 중대한 문제를 서울시가 노조와 협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교통체계 개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고용 불안은 없다”=서울시는 교통체계 개편으로 인한 고용 불안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서울 전역에서 운행되는 시내버스는 8100여대.
서울시의 조규원(曺圭元) 대중교통과장은 “간선 지선버스체계로 개편되더라도 현재 버스의 90% 이상이 그대로 운행될 것”이라면서 “동북부지역의 경우 1019대 가운데 940대가 지금처럼 운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버스운전사의 부족률이 17.5%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자리를 잃는 운전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 과장은 또 “새로 설립되는 간선버스 회사에서 고용을 승계하도록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퇴직금누진제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이는 노조측과 이미 대화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시는 “운전사들과 임금 근로조건 등에 대해 계속 협상하겠지만 버스체계 개편은 대다수 시민의 편의를 위한 것인 만큼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