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빨랐다LG-현대의 잠실경기에서 2회초 안타를 치고 나갔던 현대 황윤성(오른쪽)이 1사1루 상황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황윤성은 LG 2루수 안상준(왼쪽)에게 태그아웃 당했다.연합
지난 시즌 뒤 한화 정민철(31)은 연봉이 4억원에서 3억원으로 1억원이나 깎였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1억원이나 연봉이 삭감된 것은 그가 처음. 99년 한화를 우승시킨 뒤 2년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진출했던 정민철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구단은 예우 차원에서 4억원의 연봉을 안겨줬다.
하지만 2002시즌 성적은 26경기에 나가 7승13패에 평균자책 5.35. 정민철은 1억원의 연봉 삭감을 군말 없이 받아들인 뒤 올해 “실력으로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제 2003시즌. 정민철은 유승안 감독의 신임을 단단히 받는 기둥투수로 거듭났다. 21일 대전 삼성전은 그가 왜 팀의 간판인지를 보여준 경기.
선발로 나선 정민철은 부상을 하고도 마운드에서 볼을 뿌리는 정신력을 발휘하며 다른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웠다. 2-0으로 앞선 4회 초 선두타자인 삼성 이승엽과의 승부.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1볼에서 이승엽이 파울볼을 친 순간, 부러진 방망이 조각이 정민철의 오른쪽 무릎 아래를 정통으로 강타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이 부러진 방망이에 맞아 발목을 다친 것과 똑같은 케이스.
다리가 시퍼렇게 멍이 들고 부어올랐으나 정민철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치료를 받은 뒤 붕대를 감고 다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정상적인 투구상황이 아닌 가운데에도 6회 2사 1루 양준혁 타석에서 교체될 때까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의 빼어난 피칭을 보여줬다.
이 경기에서 삼성 김한수는 0-2로 뒤진 6회 2사 1, 2루에서 1타점짜리 가운데 적시타를 날려 프로 30번째 1000안타, 500타점을 동시 달성했다.
광주 경기에선 기아가 롯데에 3-2 역전승을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기아는 0-2로 뒤진 6회말 1사 만루에서 홍세완의 희생플라이와 대타 김경언의 2타점짜리 역전 3루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8회 구원 등판한 기아 마무리 진필중은 1과 3분의 2이닝 퍼펙트 세이브로 리드를 지켰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대전=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