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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채권단 "채권 장부가 35%수준 매입"

입력 | 2003-05-22 17:49:00


SK글로벌 채권단은 22일 SK글로벌의 부채를 줄이는 채무조정안건에 반대하는 국내외 금융기관의 대출채권을 장부가의 35% 수준으로 매입키로 했다. 한편 SK㈜의 1대 주주인 크레스트증권의 모(母)회사 소버린자산운용은 이날 국제투자은행인 라자드사를 투자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발표해 경영 개입 의지를 밝혔다.

김승유(金勝猷)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SK글로벌 채권은행장 11명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자본 잠식과 부실자산에 대해서는 SK그룹이 먼저 책임지고 나머지는 채권단이 부담한다”는 SK글로벌 처리 방침을 정했다.

은행들은 또 채무조정에 반대하는 국내외 금융기관의 대출채권은 청산할 때의 회수율에 따라 사주기로 했으며 ‘청산시 회수율’은 대출원금의 3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은행장들은 SK㈜가 SK글로벌 국내 본사에서 받아야 할 매출채권 1조5000억원을 전액 출자전환하고 SK글로벌 해외법인에서 받아야 할 매출채권 7000억원은 탕감할 것을 SK그룹측에 요구했다.

채권단은 또 당초 3조원을 출자전환해 SK글로벌의 자본 잠식을 메우고 거래소 상장은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손실률이 45%로 너무 높다는 반대 여론이 많아 출자전환 규모를 2조원(손실률 30%)으로 낮추고 SK글로벌을 상장 폐지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소버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SK㈜ 경영진은 SK글로벌 사태와 관련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투명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에서 오랜 경험과 기업구조조정 분야의 많은 경험을 보유한 라자드사를 투자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라자드는 기업, 기관, 정부, 개인 고객에게 국제금융 분야의 자문과 업무대행을 해주는 세계적인 국제투자은행으로 GM의 대우차 인수 등에 참여한 바 있다. 따라서 이날 라자드를 투자자문사로 선정한 것은 소버린이 SK㈜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작업 및 사업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소버린은 또 “우리는 SK㈜가 추구하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을 지지하고 이를 지원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면서 “SK㈜ 경영진의 의사 결정은 주주들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자드의 한국사무소인 라자드아시아의 오호근(吳浩根) 회장은 한국종합금융 사장,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 대우계열 구조조정추진협의회 의장 등을 거친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