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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함께]성남 신구대 식물원

입력 | 2003-05-22 18:05:00


경기 성남시에 있는 신구대가 전국의 전문대 가운데 처음으로 식물원을 개장했다.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121 일대 1만5000평에 조성된 식물원은 인근 대왕저수지와 청계산 인능산에 둘러싸인 ‘숲 속의 숲’이다.

개장한 지 하루가 지난 21일 식물원에는 스프링클러가 곳곳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식물원 운영센터 이영우(李榮雨) 소장의 안내로 풀잎에 맺힌 이슬을 형상화한 에코센터에 들어서자 19m 높이의 천장까지 솟은 대나무 수십여 그루가 장관을 이뤘다.

대나무 앞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러나 4월 초 만발했던 꽃들은 대부분 시든 상태였다.

잎이 우산 모양을 빼닮은 우산나물, 흰 꽃이 종처럼 생긴 종꽃, 습지에 서식하는 둥근바위솔…. 모두 멸종 위기에 처한 자생식물이라는 식물원 허인행(許仁行)씨의 설명을 듣자 다시 한번 눈길이 갔다.

허씨는 대나무 사이에 있는 초록색 꽃의 작은 식물을 가리켰다.

“이름이 ‘천남성’으로 즙은 독약입니다. 과거 사약의 재료로 쓰였지요. 음지에서도 강한 생명력을 발휘하는 독특한 자생종입니다.”

신구대는 10여년 전부터 멸종위기 식물의 씨앗을 배양해 번식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이 소장을 따라 ‘곤충생태관’을 찾았다. 생태관 내부는 동화 속 나라와 같았다. 배추흰나비 노랑나비 등 500여 마리의 나비가 유채꽃과 무꽃 배추꽃 등의 위를 날아다녔다. 장수풍뎅이와 왕잠자리 애벌레, 물자라, 왕귀뚜라미 등도 보였다.

곤충생태관 뒤에는 어린이정원이 있다. 향나무과에 속하는 ‘측백’으로 만든 미로(迷路)정원은 식물원 직원조차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길을 잃는 곳. 미로정원을 빠져나오면 나무놀이터가 어린이를 맞는다.

나무놀이터 옆에는 백리향과 로즈마리 라벤더 등 30여종의 허브가 심어져 있다. 잎을 흔들자 은은한 향기가 꽤 오래, 넓게 퍼졌다.

철쭉원 길에 커다란 바위가 있다. 허씨는 “이 바위에 애기똥풀 등 50여종이 넘는 자생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며 “이 바위는 천연기념물감”이라고 말했다.

시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이영심씨(50·여·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는 “서울 양재역이나 세곡동에서 차로 15분이면 올 수 있는 데다 산책로도 잘 돼 있어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식물원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 개방하며 한 달 동안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6월 20일 이후에는 단체 관람객을 중심으로 1인당 3000원 안팎의 입장료를 받을 예정이다. 031-723-6677, 9770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