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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북스]'위대한 비즈니스 게임'

입력 | 2003-05-23 17:15:00


◇위대한 비즈니스 게임/잭 스택·보 버링햄 지음 장학수 옮김

/412쪽 1만2800원 김앤김북스

직원들이 월급만 챙기는 고용인이 아니라 회사 경영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주인처럼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경영자들의 오랜 소망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이다. 산업 사회에 만들어진 전통적인 경영 방식은 직원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덕분에 경영자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스톡옵션이나 종업원 주주제도 등 이것저것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보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직원들의 냉소주의와 변화에 대한 저항뿐이었다.

엔진 재생 회사의 현직 최고경영자(CEO)인 저자는 이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오너십 문화를 현장에서 직접 실천한 주인공이며, 이 책도 이러한 그의 경험담을 담고 있다. 저자도 지적하듯이, 가장 큰 문제는 단지 직원들에게 주식만 나누어주면 주인처럼 행동하는 오너십 문화가 생긴다고 경영자들이 착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주식을 단순히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도록 유인하는 당근, 즉 하나의 보상 수단으로 간주하는 경향도 문제이다.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누어주는 진정한 목적은 업무에 대한 보상이나 회사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직원들이 비즈니스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회사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회사에 대해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책임감을 절실히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인이 된 직원들은 맹목적으로 직무기술서에 적힌 대로만 하거나, 출근부에 도장 찍는 일만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을 찾는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오너십 문화를 창출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타사의 사례를 통해 다양한 방법을 조언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핵심은 신뢰 형성과 체계적인 교육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오픈북 매니지먼트’라고 명명된 것처럼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즈니스 현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원칙을 정립하고 그 원칙을 지키며, 또한 공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이를 통해 회사의 방향성과 목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직원들은 소속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고, 당연히 오너십 문화를 위한 기반도 조성되지 않을 것이다.

둘째, 교육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비즈니스 교육 없이 오너십 문화를 견고히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직원들이 오너십을 가지려고 해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저자는 회사 업무와 관련된 비공식적 교육 훈련 메커니즘을 통해 직원들에게 회사가 영위하는 여러 사업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충고한다.

1등 상품보다 1등 회사를 만드는 데 관심이 있는 경영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