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지난주 초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테러사건 이후 ‘이란 흔들기’를 위한 공격적 정책을 취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또 미국 일부 중진의원들은 이날 “이란 강경파 정부가 테러조직 알 카에다 요원을 비호하고 있다”며 이란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 국방부가 “민중봉기를 통해 이란 정부를 전복시킬 수 있다”며 이를 위한 공개, 비공개 정책 추진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그동안 주기적으로 가져왔던 이란과의 접촉을 중단했으며 27일 백악관에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고위 관리는 “미국은 이란 내 알 카에다 요원들이 사우디 테러에 큰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도청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폭스 뉴스가 25일 보도했다. 또 포터 고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CBS방송의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이란에서는 선량한 사람들이 개혁을 시도하고 있지만 나쁜 사람들이 권력의 지렛대를 쥐고 있다”며 “이들을 분리해 나쁜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권력의 지렛대를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전쟁을 강력히 지지했던 민주당 대선후보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도 “이란의 정권교체가 해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군사행동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사우디 테러 이후 미국 정가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카말 카라지 이란 외무장관은 관영 테헤란TV에서 “이란은 알 카에다 요원을 비호할 의도가 없으며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원이 이란 국내에 있는 사실이 밝혀지면 기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