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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의 투자여행]상승장에 주식 사야 돈번다

입력 | 2003-05-27 18:40:00


투자와 도박은 베팅의 유무(有無), 그리고 강약(强弱) 조절이 핵심인 ‘자신과의 싸움’이란 점에서 본질이 같은 놀이다. 이런 걸 미처 모르고 덤볐다 대부분 단기에 굴복하는 것도 비슷하다. 간혹 나오는 대박 소식이 손님들 발목을 잡아 사시장철 꾸준히 장사가 됨은 사업상의 유사점이다.

그러나 수학적으로 볼 때 이 둘은 전혀 상반된 게임이다. 도박은 ‘아무리 애를 써도’ 기대치가 마이너스, 주식은 ‘제대로만 하면’ 기대치가 플러스다. 이처럼 승산이 없고 있고는 상상 외로 미미한 확률 차이로 가려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도박이 승산이 없는 건 법이 카지노에 특별히 부여한 51 대 49의 근소한 프리미엄 때문이다. 51분의 49는 거의 1이지만 그래도 1보다는 작은 수(數)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를 계속 곱하면 0에 수렴하는데, 이게 바로 돈이 야금야금 내려가 마침내 올인되는, 그 원리다. 반대로 49분의 51은 1보다 약간 크므로 곱할수록 점점 무한대로 발산한다. 이를테면 영화 ‘벅시’의 자그만 도박장 ‘플라밍고’가 바로 이 원리에 의해 오늘 초호화 카지노 도시가 됐다. 얼핏 하찮아 뵈는 1∼2%의 확률적 우열이 저들을 영원한 승자로, 우릴 만년 패자로 구분 짓는 것이다.

주식이 승산이 있다는 것도 그 원리는 한 가지다. 수학적으로 말해 주가의 등락은 완전한 ‘랜덤워크’(Random Walk·미래의 주가 움직임을 어떤 방식으로든 예측할 수 없다는 설)가 아니다. 종잡을 수 없음은 사실이나 일단 상승 추세를 타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약간 더 큰 그런 속성을 띤다. 나라의 법이 아닌 시장의 불타는 심리가 51 대 49의 확률적 우위를 가끔씩 선사해 준다는 말이다. 따라서 주식투자는 이럴 때가 바람직하고, 바로 이런 의미에서 기대치가 ‘양(陽)’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입들이 워낙 ‘싼 맛’을 좋아하는 탓에 대개 하락 추세에 꾸역꾸역 입장한다. 비운의 독립투사인 양 51 대 49의 광명은 사양하고 하필 49 대 51의 암흑을 자청하는 것이다. 그러니 도박처럼 주식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상하게(?) 돈이 점점 내려가는데…. 이 불가사의 뒤에 이처럼 간단한 확률이론이 숨어 있음을 알고 싸우는 투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내가 일찍부터 짤짤이에 재능을 보였던 것도 따지고 보면 간발의 확률 프리미엄이 전부였다. 또래에 비해 손이 커 구슬을 그들보다 많이 쥘 수 있었다는 게 숨은 비결이었다. 든든한 형 덕분에 구슬에 관한 한 걱정이 없던 동생에게 어느 날 갑자기 큰 사건이 발생하는데….

김지민 시카고투자컨설팅 대표 cic2010@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