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기업들도 고민이 있기 마련입니다. 고객이 아무리 많아도 구매력이 떨어지면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인데요.
기업들은 ‘돈이 안 되는 고객’을 털어내는 ‘디마케팅(demarketing)’과 ‘돈이 되는 고객’에 집중하는 ‘타깃 마케팅(target marketing)’을 펼칩니다. 은행 외식업체 신용카드사 백화점 등이 실적이 나쁜 고객의 혜택을 줄이고 우량 고객의 혜택을 늘리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최근에는 상품에도 ‘선택과 집중’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한국코카콜라의 환타는 중장년층에게 잘 알려진 청량음료인데요. 최근 청량음료의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10대를 위한 음료로 이미지를 바꾸고 있습니다. 중고교를 찾아가 이벤트를 벌이거나 중고교생이 등장하는 TV CF를 내보냅니다. 홈페이지는 ‘2003년 1학기’ ‘쉬는 시간’ 등 학교와 관련된 메뉴 일색입니다.
부라보콘 연양갱 에이스 맛동산 등 장수상품을 거느린 해태제과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과자의 주소비층인 ‘1318세대’(중고교생)보다 30대 이상 고객이 많기 때문이죠.
해태측은 1970년부터 판매한 ‘부라보콘’을 1318세대에 맞게 바꿨습니다. 구세대의 맛인 ‘초코맛’, ‘딸기맛’을 없애는 대신 ‘피스타치오 아몬드맛’, ‘체리베리’, ‘헤이즐넛’ 등 신세대가 좋아하는 맛과 향을 넣었습니다.
또 신세대를 겨냥해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으로 시작하는 오래된 광고 음악도 “오래 전부터 널 기다려왔어…”로 시작하는 감미로운 발라드로 과감하게 바꿨습니다.
헤어케어 브랜드인 비달사순은 30대 이상 고객보다 20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파티 문화에 익숙한 20대를 위해 파티를 열어주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