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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연의 젊게 삽시다]뼈대 강한 여성

입력 | 2003-05-29 17:34:00


아가씨와 아줌마가 신체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여성은 피부 주름이나 늘어진 뱃살을 떠올릴지 모른다. 하지만 요즘엔 20대의 피부와 몸매를 유지하는 중년 여성이 많다. 외모는 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여성이 노년기로 접어들면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뼈의 노화다. 관절을 제외하면 뼈는 특별하게 속을 썩이는 부위가 아니어서 평소 관심도 없고 관리도 소홀하다.

남자는 20대를 정점으로 매년 뼈의 무게가 0.3%씩 줄어든다. 하지만 여성은 뼈 손실량이 남성의 10배다. 중년 이후 여성 대부분이 골다공증 진단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요에 ‘꼬부랑 할머니’는 있어도 ‘꼬부랑 할아버지’는 없지 않은가.

여성에게 골다공증이 많은 것은 폐경을 맞으면서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스트로겐을 투여한 여성은 골밀도(뼈의 딱딱한 정도)가 높아진 반면 방치한 여성의 골밀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그러나 에스트로겐을 장기적으로 쓰면 유방암 같은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니 은근히 걱정이다. 물론 에스트로겐은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 그래도 에스트로겐 처방이 불안하다면 확실한 대안이 있다.

빠르게 걷는 것이다. 돈 들이지 않고 기분전환까지 되니 일석삼조다. 여기에 덤벨(아령)을 가지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 금상첨화. 체력에 맞는 무게의 덤벨로 꾸준히 하면 골량(뼈의 질량)이 증가할 뿐 아니라 체중 감소에 따른 요요현상도 막을 수 있다. 이에 반해 수영은 뼈를 튼튼히 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게가 실린 운동, 즉 뼈를 자극하는 운동을 하라는 이야기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약물요법을 써야 한다. 1∼2년 정도의 에스트로겐 단기 요법은 안전하다. 여기에 황체호르몬인 프로제스틴을 함께 투여하면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공식 승인한 칼시토닌도 있다. 골다공증 예방뿐 아니라 뼈의 질량을 늘려주는 치료제로도 학계에서 인정을 받는다.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칼슘 함량이 높은 식단을 짜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체내 칼슘이 불필요하게 빠져나가는 것도 막아야 한다. 예컨대 지나친 육류 중심의 식사나 짠 음식은 칼슘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주범이다. 담배나 커피도 마찬가지다. 담배를 피우는 여성의 폐경 이후 골절률은 비흡연 여성의 4배나 된다.

여성이 당당하게 서기 위해선 피부나 뱃살 관리보다 뼈를 튼튼히 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이무연 제롬 크로노스 원장·의사 mylee@GeromeKron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