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비밀번호만 일치하면 자동으로 매출을 승인해 주는 신용카드 수기거래(무전표)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www.cpb.or.kr)은 신용카드 수기거래 관련 소비자상담 및 피해구제 건수가 지난해 4만3351건으로 1년 전보다 78%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건수는 2000년 1만2495건, 2001년 2만4348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할인회원권 판매, 어학·자격증 교재 판매, 전자상거래 업종 등의 피해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거래업체는 전화로 소비자의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알아낸 뒤 소비자 의사와 무관하게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청구한다고 소보원은 지적했다.
피해 유형은 △신분을 조회해 신용 우수자에게 혜택을 준다면서 카드번호를 알아낸 뒤 결제대금을 청구하거나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며 할인 회원권 가입을 유도한 뒤 다른 업체에서는 무료 제공되는 서비스를 돈을 받고 판매하는 등의 악덕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장수태 소보원 상품거래팀장은 “수기거래업체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악덕 업체는 카드사에 통보해 가맹점 계약을 해지토록 유도하는 등 시장감시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해 상담 및 문의 02-3460-3000.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