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면목4동 용마폭포공원에 있는 폭포에서 물줄기가 시원하게 떨어지고 있다. -사진제공 중랑구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나타(懶惰)와 안정(安定)을 뒤집어 놓은 듯이/높이도 폭도 없이/떨어진다.’ (김수영의 ‘폭포’ 중에서)
시인 김수영은 그의 시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며 자기도취에 빠지지 않고 부당한 현실에 눈감지 않는 ‘고매한 정신’을 생각했다. 시인처럼 고매한 정신까지는 아니라도 폭포를 보며 때 이른 더위를 식히고 답답한 마음을 풀 만한 곳이 도시에도 있다.
서울 면목4동의 용마폭포공원. 이곳은 1961년부터 1988년까지 골재 채취장으로 이용되던 곳이다.
“서울시내에서 도로를 건설할 때 용마산의 돌을 썼죠. 면목동이 채석장으로 아주 유명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돌 깎는 소리와 먼지 때문에 주민 민원이 심해서 1993년에 돌산을 공원으로 만들었고 97년에는 돌을 깎다가 생긴 절벽을 이용해 폭포를 만들었습니다.”
중랑구청 문화체육과 박용우(朴用佑) 주임의 설명이다.
용마폭포공원에는 모두 3개의 폭포가 있다. 중앙에 있는 용마폭포는 높이가 51.4m로 아시아에서 가장 긴 인공폭포. 그 왼쪽에는 21.4m의 청룡폭포, 오른쪽에는 21m의 백마폭포가 있다. 폭포는 31일부터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3∼5시에 가동된다.
20년간 면목4동에 살았다는 구의원 서인서(徐仁西)씨는 “예전에는 먼지가 풀풀 날리는 동네였는데 폭포가 생긴 뒤에는 서울의 명소로 바뀌었다”며 “폭포 가동시간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폭포 아래 700여평의 연못에는 물줄기가 떨어지면서 생기는 뿌연 물안개가 자욱해 신비로운 느낌마저 준다. 연못 한가운데는 돌로 만든 하트 모양의 섬도 있다. 연못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돼 있지만 날이 더우면 개구쟁이들이 연못에 들어가 물장난을 치기도 한다. 연못 앞 잔디광장에서는 주말마다 문화행사가 열린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어린이들의 다도(茶道)대회가 열릴 예정.
폭포공원 안에 축구장 배드민턴장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등이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축구장은 미리 예약(02-490-3596)해야 이용할 수 있다. 공원 내 곳곳에 있는 정자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인근에 용마산과 망우산이 있어 등산을 즐길 수도 있다. 용마폭포공원은 지하철 7호선 용마산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7분 거리. 버스는 19, 50, 205, 552, 567번을 타고 면목4동사무소에서 내리면 된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