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대표 최길선)은 스웨덴 코컴스(Kockums) 조선소에서 수입한 세계최대 규모의 1500t급 겐트리 크레인(Gantry Crane·일명 골리앗크레인)을 지난달 30일 해양공장에 설치했다고 1일 밝혔다.
이 크레인은 자체 총 중량 7560t, 폭 165m, 높이는 45층 건물과 맞먹는 128m. 크레인 맨 위의 가로로 된 상판 부분은 버스 4대가 옆으로 나란히 서서 동시에 지나갈 수 있는 13m의 폭에 높이 14.5m로 한 번에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만 1500t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 크레인은 앞으로 선박건조용 블록 조립뿐만 아니라 석유시추선이나 원유저장설비 등 각종 해양구조물 건조에도 사용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5일까지 크레인에 대한 시운전 등 테스트를 거친 뒤 7월초 미국 엑슨모빌(Exon Mobile)사에서 수주한 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제작에 처음 사용할 계획이다.
이 크레인은 세계 최초로 LNG선을 건조하는 등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던 스웨덴 코컴스 조선소에 설치돼 있었지만 1990년 회사가 도산함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매입했다.
이 크레인이 현대중공업으로 인도되기 위해 지난해 9월 스웨덴 제3의 도시 말뫼에서 한국행 선박에 선적될 당시 스웨덴 국영방송은 장송곡(葬送曲)을 내보냈으며 신문들은 ‘말뫼가 울었다’는 제목으로 크레인 철거를 슬퍼했다고 현대중공업측은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 크레인이 현대중공업으로 옮겨 설치된 것은 세계 조선산업의 중심이 북유럽에서 우리나라로 옮겨진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