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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교장들 "결국 우리한테 떠넘기냐"

입력 | 2003-06-02 16:42:00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의 책임을 사실상 학교장에게 일임한 교육인적자원부의 발표가 나온 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가 많은 학교의 교장, 교감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또 갈팡질팡하는 NEIS 관련 정책 변경을 문제삼아 교육부장관에 대한 퇴진 운동 및 형사고발까지 이뤄진 상황까지 왔는데도 아무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 데 대해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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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강세 학교 교장들 고민=교육부의 2일 발표에 대해 보다 확실한 지침을 기대하던 교장, 교감들은 "모든 책임을 우리가 지란 말이냐"고 반발했다.

그동안 전교조 교사들의 주장에 밀려 NEIS 시행을 미뤄왔다는 서울 A중 J교장은 "교사들에게 무조건 교육부의 결정에 따르자고 설득해 왔는데 이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며 난처해 했다.

전교조 소속 교사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서울 B초등학교 교감은 "그동안 전교조 교사들 눈치를 보느라 NEIS 이관 작업을 미뤄 왔기 때문에 우리 학교는 당분간 CS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6개월후 정부가 NEIS 시행을 결정할 경우 준비 부족으로 학교가 더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서울 C중 정보화담당 교사는 "NEIS의 경우 담임이나 해당 교과목 교사만이 성적을 입력할 수 있어 교사가 이를 거부하면 달리 방법이 없다"며 "교장이 다른 교사에게 권한을 부여할 수는 있지만 이럴 경우 학교는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장관 비난 여론 오히려 확산=교육부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장단 등의 반발을 의식해 사실상 NEIS 시행을 허용하는 지침을 발표했지만 윤덕홍(尹德弘)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교총은 2일 성명을 내고 "국민 전체의 불신을 받고 있는 교육부총리의 퇴진만이 혼란과 갈등을 봉합하는 지름길"이라며 "윤 부총리의 퇴진을 위한 대규모 집회를 7일 거행하고 범 국민 서명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도 이날 윤 부총리 등 교육부 관계자 4명을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로 서울지검에 형사 고발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윤 부총리가 더 이상 업무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퇴진 요구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울 D초등학교 L모 교장은 "지금 상황에서 누가 교육부장관이 되도 사태 수습이 어렵겠지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윤 부총리 책임론을 거론했다.

▲수습 방안은=NEIS 시행에 따른 일선 학교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갈등을 해소할만한 뾰족한 수단은 별로 없어 보인다.

교육부는 2일 전국 시도교육청 정보화담당관 회의를 소집해 수습 방안을 논의했으나 일선학교의 NEIS 인증률을 높이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승원(李承遠) 서울 대방초등학교장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적 사항을 보완해 전교조의 반발을 무마하는 한편 일단 결정을 내린 사안에 대해서는 결단력 있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던 일선 학교 정보 담당 교사 모임인 '전국교육정보담당자협의회'(회장 김형운·金衡雲)가 NEIS를 둘러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실속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협의회는 2일 "NEI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점을 보다 냉철하게 지적하고 비판과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전국 차원의 NEIS 운영팀과 홍보팀을 신설하고 각 지역별로 NEIS를 교육하고 문제 해결을 돕는 NEIS 교육 실무팀과 문제해결 도우미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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