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일 기자회견에서 이기명 전 후원회장의 용인 땅문제에 대한 질문에 주먹을 쥔 채 답변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일 이기명(李基明) 전 후원회장의 경기 용인땅 매각 및 개발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이기명 선생이든 노건평(盧健平·노 대통령의 형)씨든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겠으며, 위법이 있으면 처벌받겠다”면서 “(관련 당사자들도 위법이 있으면) 조사해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참여정부 출범 100일(4일)에 앞서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힌 뒤 “그러나 흔히 있는 일상적인 거래 내용을 놓고 마구 의혹만 제기하면 안 된다”고 야당과 언론의 문제제기를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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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또 “이제부터는 국정의 중심을 경제 안정, 그 중에서도 서민생활의 안정에 두고 모든 노력을 쏟겠다”면서 “특히 서민생활의 가장 큰 적(敵)인 부동산 폭등은 기필코 잡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내의 신당 논의와 관련해서는 “내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불개입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도 “민주당이 갖고 있는 정통 야당으로서의 정통성은 그대로 살려나가되, 민주당이 가진 지역성은 해소하거나 극복해야 한다”고 신당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최근의 국정 혼선에 대해 노 대통령은 “그동안 누적된 사회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고, 나와 정부의 잘못도 적지 않았음을 솔직히 인정한다”며 “그러나 이는 새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관행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으로, 변화의 길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해명했다.
또 개각 문제에 대해 “3개월도 안 된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 함부로 개각만 자주 한다고 해서 정치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개각은 신중하게, 가급적이면 (현 내각이) 오래 가도록 하려고 한다”고 정치권 일각의 개각설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때때로 화가 나는 일이 있지만 결코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기사에 대해서 대응할 것은 대응해 나가며 원칙대로 하겠다”면서 “그 밖의 어떤 다른 수단도 동원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은 이날 ‘참여정부 100일 성과와 향후 중점과제’라는 별도 자료에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교육개혁 추진과 교육갈등 해소를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학부모단체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개별 교육주체를 참여시킨 ‘교육혁신위원회’를 설치해 교육 현안에 대한 이견과 갈등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23일 내놓은 부동산 안정대책만으로 끝내지 않고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더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하고 “수도권 30만호를 포함해 올해 안에 50만호의 주택을 건설하고 판교 신도시는 올해 말까지, 파주와 김포시는 내년 말까지 개발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실측은 서민과 중산층 대책으로 △주택담보 및 학자금 대출의 채권 만기기간을 현행 3년에서 20년으로 연장 △올해 말까지 사교육비 경감대책 수립 △만 5세 아동의 무상교육비 지원 확대 등을 제시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