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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취임100일 회견]기자들 질문권 얻기 신경전

입력 | 2003-06-02 18:39:00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기자실이 내외신에 전면 개방된 ‘개방형 등록제’ 실시 첫날에 이뤄졌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장에는 지난달 28일 노 대통령이 형 건평(健平)씨의 부동산 문제를 해명하던 기자회견 때(출입기자 50여명)와 달리 126개사에서 총 188명이 참석했다.

회견 진행도 사전에 질문자를 배정하지 않고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비서관이 즉석에서 지명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질문권을 따내기 위한 기자들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일부 기자들은 미리 질문사항을 만들어 놓고 예행연습을 하기도 했다.

이날 9명의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은 노 대통령은 이기명(李基明) 전 후원회장의 경기 용인시 땅 개발 의혹 문제가 거론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근거가 뭐냐”면서 한나라당과 언론에 불만을 터뜨려 한때 회견장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대통령을 대신해 질문자를 지정한 이 수석은 이날 질문권을 안배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질문자로는 동아일보 등 중앙일간지와 경제지에서 각각 2명씩 선정됐고 TV와 라디오방송 지방일간지 인터넷매체 외신 등에 각각 1명씩 배분됐다.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친 오전 11시55분께 2층 기자회견장을 나와 새로 단장한 1층 자료실과 지방기자실, TV 및 사진기자실, 중앙기자실 등을 차례로 돌며 출입기자들과 악수를 했다. 지방기자실에 들른 노 대통령은 “일찍 출근해야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느냐”고 질문하는 등 기자실 운영방식에 관심을 보였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