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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열차탈선사고 사법처리 윤곽

입력 | 2003-06-02 21:17:00


지난달 30일 발생한 대전 계룡육교 철제빔 추락에 따른 새마을호 열차 탈선사고 조사과정에서 발주처인 대전시와 감리회사의 감독소홀, 시공업체의 과실이 드러나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사고로 피해를 입은 철도청은 대전시와 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사고원인=대전 중부경찰서는 2일까지 대전시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와 감리회사인 금호엔지니어링, 시공사인 코오롱건설, 철거 하도급업체인 보생건설 관계자 등 20여명을 불러 집중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보생건설이 육교 상판의 ‘I’자형 철제빔 12개를 지지하고 있던 110개의 ‘X’자형 지지대 가운데 70개를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5차례에 걸쳐 산소용접기로 미리 절단해 놓아 무게 18t의 철제빔(길이 36m, 폭 30cm)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됐다”고 결론지었다.

중부경찰서 이동주 형사과장은 “철거업체가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매일 오전 4시 50분부터 1시간 반동안 열차운행을 중단시키고 하루 2개씩 모두 12개의 철제빔을 크레인을 이용해 철거할 계획이었으나 공기(工期)를 당기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이같은 사전 제거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결국 호남선을 열차로 오가는 수많은 승객(하루 120대·승객 6만여명)들이 ‘목숨을 내걸고’ 언제 무너져 내릴지도 모를 수백 t의 철제빔 아래를 아슬아슬하게 오갔던 셈.

▽사법처리=경찰은 공사 감독권한을 지닌 대전시와 감리회사, 시공사 관계자 등 10여명에 대한 사법처리가 불가피 할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시 지하철건설본부, 코오롱건설, 철거 하도급 업체인 보생건설 관계자들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될 방침이다.

▽배상문제=피해보상 문제도 본격 제기될 전망. 철도청은 탈선된 차량 중 기관차와 객차 등 4개 차량은 폐차가 불가피해 직접적인 피해만 3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철도청 관계자는 “사고원인이 시공업체의 귀책사유로 최종 결론날 경우 직간접 피해에 대해선 대전시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