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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어린이에게 소중한것은 영어 수학이 아닌 安全”

입력 | 2003-06-03 16:58:00


영국문화원 초등학교 어린이 영어교실은 불이 났을 때의 대처요령 교육으로 매 학기가 시작된다. 한 학기 7주 동안 한 번은 소방훈련을 실시하며 관련 포스터를 제작해 각 교실에 붙여 놓았다.

영어교실을 담당하는 이연실씨는 “가장 중요한 영어가 바로 위급할 때 필요한 말이란 생각에서 한글과 함께 영어로 포스터를 만들어 숙지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공원 물소 떼 어린이습격 사건, 초등학생의 교내 가로등 감전사고 등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어린이 안전 사고들. 지난달 28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 사는 한 초등학생이 학원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차량용 엘리베이터에서 놀다 8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덤벙이의 위험한(×) 안전한 하루’(영진키드 펴냄)의 저자 박찬숙씨는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영어 수학 피아노 태권도가 아니라 바로 안전”이라며 “아이에게 주의를 줄 때 무조건 ‘위험해’ ‘하지 마’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왜 위험하고 왜 해서는 안 되는지 설명해 줘야 한다. 그래야 부모의 이야기를 아이가 단순히 잔소리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에스컬레이터에서 어른들은 “손잡이를 꼭 잡고 타”라고 충고하지만 ‘왜 손잡이를 잡아야 하는지’ 설명해주고 더 나아가 아이의 운동화 끈이 풀리지 않았는지 살펴보라고 권한다. 풀린 운동화 끈이 에스컬레이터에 끼여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 또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기 위해서는 ‘손들고 건너기’에서 나아가 ‘오른쪽으로 건너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차량진입이 왼쪽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오른쪽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학원에 갔을 땐? 파이어 버튼이나 소화기 비상구를 확인해 두라고 일러둔다. 불이 났을 땐? 절대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중간에 멈춰 버리거나 오작동을 일으켜 그대로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타월을 물에 적셔 코와 입을 막은 뒤 몸을 맞춰 비상계단으로 빠져 나가야 한다고 일러둔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