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의 아버지로 불리는 정지용(1902∼1950)의 시어(詩語)를 정리 분석한 ‘정지용 사전’(고려대출판부)이 출간됐다.
고려대 최동호 교수(국문학)가 엮은 이 사전은 시어의 뜻풀이를 비롯해 시의 어휘를 분석한 통계자료, 영인자료 등을 망라하고 있어 정지용의 문학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제1부는 정지용 시의 어휘를 설명하고 용례를 밝혔으며, 제2부는 정지용 시어의 특성을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통계분석을 제시했다. 제3부에는 시인의 친필과 서한, 사진, 도시샤(同志社)대학 졸업논문 등이 수록됐다.
이 책에 따르면 정지용의 시는 총 132편으로 집계됐다. 132편에 구사된 시어를 어절별로 분류, 용례와 색인을 작성한 결과 8975개의 어휘 용례가 밝혀졌다.
정지용은 그만의 독특한 시어를 사용했다. 최 교수는 ‘해설피’에 대해 ‘해가 설핏한 무렵’ ‘해질 무렵’ 등으로, ‘석근’은 ‘여러 모양의 별들이 섞여 빛나는 모습’으로, ‘서리까마귀’는 ‘찬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의 까마귀들’로 풀어 설명했다.
정지용은 동물이나 식물을 나타내는 시어를 자주 사용했으며, 동물 시어 중에는 새와 말, 나비가 자주 등장한다. 특히 새는 34종 96회가 등장하는데 갈매기가 가장 많았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