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정신문화연구원(원장 장을병)이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전면 개편된다.
김태형 정문연 홍보담당관은 “장 원장이 최근 청와대 고위인사에게 시대의 요청에 부응해 정문연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고 청와대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개편의 핵심 방향은 ‘The Academy of Korean Studies(한국학연구원)’이라는 본래 영문 이름에 걸맞게 명실상부한 한국학 연구의 중심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문연은 그동안 “한국문화의 정수를 깊이 연구하여 미래 한국의 좌표와 기본원리를 탐구한다”는 창립 당시의 취지와 달리, 연구보다는 대학원 교육에 치중하고 한국학이 아닌 사회과학 분야의 교수들이 연구원 운영을 좌우한다는 등의 비판을 받아 왔다.
이번 개편안으로 제시된 ‘한국학중앙연구원’안은 이미 1997년 국회의 요구에 의해 추진되어 이사회의 의결까지 거친 뒤 흐지부지된 방안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병련 기획처장은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개편안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국내외 한국학 연구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197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적극적 지원을 받아 설립된 후 정권교체 때마다 외풍에 시달려 온 정문연이 한국문화의 탐구를 통해 미래 한국 정신문화의 좌표를 마련한다는 본래의 이상적인 취지로 돌아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