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바’ 외상 술값을 대신 받아주려던 것이 발단이 돼 엽총까지 사용해 패싸움을 벌인 폭력배와 윤락업소 포주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일 술값 시비로 패싸움을 벌인 조직폭력배 김모씨(27) 등 3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윤락녀 서모씨(23) 등 6명을 폭력 교사혐의 등으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산역 앞의 일부 윤락녀들이 서초구 서초동의 한 호스트바에서 600만원어치 술을 먹고 돈을 갚지 않았던 게 싸움의 발단이 됐다.
지난달 17일 오전 1시경 전남 진도의 ‘악마단파’ 조직원 유모씨(30)가 평소 알고 지내던 호스트바 종업원의 부탁을 받고 윤락녀 서씨 등에게서 밀린 외상 술값을 받으러 서울 용산구 용산역 근처 한 윤락업소를 찾았다.
이에 서씨 등을 고용하고 있던 포주 권모씨(41)가 사주한 전남 벌교의 ‘홍교파’ 조직원 김씨 등 폭력배 20여명이 나와 회칼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패싸움을 벌였던 것. 이 과정에서 ‘악마단파’ 조직원 4명은 전치 2∼3주의 상처를 입었다.
폭행을 당한 유씨는 곧바로 보복을 한다며 엽총을 들고 이날 오전 3시30분경 다시 용산 윤락가를 찾아가 포주 권씨의 윤락업소 유리창에 총탄 1발을 발사,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었던 윤락녀 박모씨(27)에게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뒤 그대로 달아났다.
범행에 사용된 엽총은 미제 엽총으로 지난해 10월 유씨가 청계천에서 80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달아난 폭력배 15, 16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