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는 하수관을 타고 흐른다.’
하수도관 내부에 인터넷 통신용 광케이블을 설치하는 작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관리공단은 8월부터 본격적으로 정비되는 팔당 하수관에 광케이블을 설치하기로 하나로통신, 데이콤, KT 등 통신사업자들과 최근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통신사업자들은 2005년 한강수계 팔당 하수관 정비사업이 끝나는 대로 하수관 내부 위쪽에 광케이블을 설치, 구리 광주 이천 남양주 하남 용인시와 양평 가평군 등 경기도 내 9개 시·군 가입자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하수관에 광케이블을 설치하면 지금처럼 도로를 뚫고 지하관로에 광케이블을 묻는 굴착방법에 비해 공사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
환경부 최용철(崔龍喆) 하수도과장은 “광케이블 1km를 설치하는 데 기존 굴착방법으로는 2주일, 1억5000만∼2억3000만원이 드는 반면 하수관을 이용하면 1, 2일, 약 50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유지보수도 쉽고 통행 불편과 소음 진동 등 환경공해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는 것.
이처럼 하수관에 광케이블을 매설하는 것은 독일, 일본 등 외국에서는 널리 쓰이고 있는 공법이지만 국내에서는 하수관의 품질이 불량한 데다 물의 흐름에 장애가 되는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한 하수도법 때문에 지금까지 적용할 수 없었다.
환경부는 팔당 시범사업부터 최소한 50년은 견딜 수 있는 재질의 하수관을 사용하는 한편 하수도법을 개정해 하수관 내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