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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서 주운게 피카소 그림이라고?"

입력 | 2003-06-03 19:12:00

피카소의 그림을 잃어버렸던 윌리엄 베일리(왼쪽)와 이를 찾아준 폴 아비 부트루스가 그림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제공 뉴욕 타임스


‘피카소 그림 분실사건’이 닷새 만에 해피엔드로 종결됐다고 뉴욕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액자 전문가인 윌리엄 베일리는 지난달 29일 복잡한 뉴욕의 지하철역에서 피카소의 그림과 앙리 마티스의 증손녀가 그린 피카소 작품의 모사품이 들어있는 상자를 ‘깜빡’했다. 액자 제작 의뢰를 받고 가져가던 길이었는데 79번가의 지하철역에서 상자가 무거워 잠시 놓아뒀다가 지하철이 오자 그냥 열차에 오르고 만 것.

상자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누군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상자가 거치적거리지 않도록 지하철역의 빵 광고판이 붙어 있는 벽에 얌전히 세워놓았다. 이것을 발견한 사람은 가판대 점원인 폴 아비 부트루스. 피카소 그림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집에 가져다 두었는데 그의 아내가 신문에 난 분실 기사를 보고 문제의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베일리씨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나날을 보내다 1일 전화기에 남겨진 음성 메시지를 들었다. ‘폴’이라고만 자신을 밝힌 한 남자가 “당신의 그림을 갖고 있으니 모월 모일 모시에 혼자만 나오시오”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 부트루스씨는 “그 그림이 진짜인 줄도 확실치 않았기 때문에 제3자가 끼어 일이 괜히 커지지 않았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1일 약속 시간에 2명의 경찰과 베일리씨, 부트루스씨가 만났고 그림은 무사히 제자리를 찾았다. 이로써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 ‘토머스 크라운 어페어’, ‘덤 앤드 더머’를 섞은 것 같은 사건이 무사히 끝을 맺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