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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이화령터널 만성 적자 시달려”

입력 | 2003-06-03 22:27:00


경북 문경∼충북 괴산을 잇는 이화령터널의 관리업체가 누적된 적자로 더 이상 이 터널을 관리하기 어렵다며 정부를 상대로 매수청구 소송을 내 귀추가 주목된다.

이화령터널 관리업체인 ㈜새재개발은 만성적자 등을 이유로 건설교통부와의 관리권 계약해지를 신청한데 이어 정부를 상대로 한 터널매수청구 소송을 3일 서울지법에 제기했다.

두산건설은 1998년 사업비 760여억원을 들여 3번국도의 문경시 문경읍∼괴산군 연풍면 1.6km 구간에 이화령터널을 건설한 뒤 사업 시행법인인 새재개발을 설립해 운영을 맡겼다.

새재개발 측은 그 해 11월부터 통행료를 받으며 운영해 왔으나 통행량이 당초 예상량 하루 2만4000여대에 크게 못 미치는 9000여대에 불과해 매월 수억 원씩 적자가 발생, 현재 적자 누적 액은 23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새재개발 관계자는 “당초 설계업체가 통행량 예측을 잘못했다”며 “현재 통행료는 승용차의 경우 1300원으로 정상운영을 하려면 2500원으로 인상해야 되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가 터널을 매수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말경이면 중부내륙고속도로(경기 여주∼경북 구미)가 완공돼 그동안 이화령터널을 이용해온 차량 중 상당수가 이 고속도로로 다닐 것으로 보여 통행량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재개발 측은 “최근까지 ‘적자해소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매수청구 소송을 내게 됐다”며 “소송 결과 매수액이 얼마든 정부가 인수하게 되면 이화령터널도 무료로 통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령터널 건설 당시 정부는 건설업체에 2018년까지 20년간 통행료를 받도록 관리권을 준다는 내용의 계약을 했다.

한편 이화령터널을 이용하는 차량 운전자들은 국도 구간의 터널 중 유일하게 유료인 이 터널의 통행료를 없애줄 것을 요구해왔다.

문경=최성진기자 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