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 온 삼성증권이 최근 “800 선까지 오를 수 있다”며 기존의 전망을 뒤집었다. 5월 중 수출증가율이 뚝 떨어졌고 소비와 투자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경기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인 임춘수(林春洙·사진) 상무는 “2·4분기에 경기와 기업이익이 바닥을 찍을 것”이라며 “온갖 악재가 2·4분기에 집중돼 있어 주가는 3·4분기부터 대세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화물연대 파업, 전쟁으로 인한 유가 변동, 카드채 문제 등 온갖 악재들이 정리돼 가고 있는 만큼 이후 반등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것. 내수 부분에서도 “작년 말 이후 가계저축률이 급증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정부의 재정부양책도 가시화되고 있어 하반기 소비심리가 풀릴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임 상무는 미국 경기도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대선을 앞둔 ‘아들 부시’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한 ‘아버지 부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게다가 92년 증시 개방 이후 최저 수준인 주가 수준,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등도 하반기 강세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임 상무는 “부동산 과열현상도 정부가 세금을 무기로 잡겠다고 나서면 가라앉힐 수 있다”며 “부동산에 쏠린 돈과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SK글로벌과 신용카드사 문제로 금융주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금융주를 사들이는 것은 증시 바닥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