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의 대화/케리 패터슨 외 지음 김원호 옮김/292쪽9500원 시아출판사
지금까지 살면서 말 한마디 때문에 큰 낭패를 보거나 대인관계를 망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 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일어나는 대화 중 그 결과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결정적 순간의 대화라고 정의하고, 이 주제를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실 부부싸움이나 직장상사와의 논쟁처럼 대부분의 결정적 순간의 대화는 까다롭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평범한 대화가 갑자기 결정적 순간의 대화로 바뀌는 경우이다.
이때 이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결정적 순간의 대화로 들어가 버리면 그때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중에 후회하게 될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한번 어긋난 대화는 좀처럼 되돌리기도 어렵다. 책에 따르면 가장 신중해야 할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서 오히려 최악의 수를 두는 이유는 흥분해서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망가뜨리거나, 너무나 중요하다는 중압감이 신중한 선택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들은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무난히 처리하는 사람들을 관찰해서 그들이 모두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그 대화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잘 끄집어낸다. 가능한 한 많은 정보가 공유된 가운데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이끌어낸 결론은 그것을 실행으로 옮길 때도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다. 소수의 몇몇만이 열띤 주장을 펼치고 나머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만히 팔짱을 끼고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결론에 이른다 해도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또한 대화를 잘 이끌어나가는 사람들은 대화에 참여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표현하도록 만든다. 대화를 주도하는 몇몇이 다른 참여자들의 발언 기회를 가로막아 바보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본래 대화란 사고방식의 자유로운 흐름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사고방식의 자유로운 흐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대화의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다. 대화 참여자들이 입을 다물어 버리거나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이는 그들이 대화의 결과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징후이다. 왜 함께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공통의 목적을 설명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이끌어내면서 솔직한 의도를 분명히 전달하여 편견과 오해를 없애야 한다.
이 외에도 책에는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화를 이끄는 법, 설득력 있게 말하는 법, 어려운 대화상대로부터 솔직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법 등 성공적인 대화에 필요한 다양한 기법과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좋은 대화 습관이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독자들의 인생을 바꿀지도 모른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