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출장도 머지않았다.’ 중간계투요원으로 벌써 시즌 5승째를 따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행운의 사나이’ 봉중근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행운의 사나이로 불러주세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루키 봉중근(23)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러키 가이’로 떠올랐다. 6일 홈구장인 터너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7회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 1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과 삼진 1개씩을 기록하며 다시 1승을 추가해 벌써 5승째. 그가 마운드에 오르기만 하면 타선이 터지고 팀은 손쉽게 승리를 챙긴다.
#동점이 되면 날 불러주오
봉중근이 올 시즌 등판한 게임은 모두 21경기. 이 가운데 동점 상황에서 그가 나온 경기의 팀승패가 4승1패로 승률 80%다. 5승 중 4승이 동점에서 팀이 점수를 내 얻은 것. 묘하게도 동점 상황에서 봉중근이 등판하면 팀 타선이 곧바로 폭발했다.
4월16일과 18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이 그랬고 5월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과 5월13일 LA 다저스전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궁합’이 딱딱 맞는 팀타선 덕분에 봉중근은 시즌 5승무패를 내달리며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내셔널리그에서 봉중근보다 더 성적이 좋은 중간계투요원은 신시내티 레즈의 스콧 설리반 한 명뿐으로 그는 평균자책이 4.50임에도 6승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행운+실력
그렇다고 봉중근의 5승이 전부 운으로만 따낸 승리는 아니다. 명장 바비 콕스 감독이 위기나 접전 상황에서 루키인 그를 자주 마운드에 올린다는 건 그만큼 신뢰감이 쌓였다는 얘기. 왼손 봉중근은 구속이 140km대 중반으로 구속은 그리 빠르진 않지만 구질변화가 많아 ‘지저분한 스타일’이다. 특히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사용하는 체인지업은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바이브레이터’란 별명처럼 던질 때 오른손을 부르르 떨어 공이 나오는 왼손을 타자들에게 최대한 감추는 장점도 있다.
#루키다운 루키
봉중근은 팀에서 가장 어린 막내답게 행동거지가 싹싹하고 파이팅도 좋아 팀내 선배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워낙 활달한 성격인데다 영어에도 능통해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
‘제구력의 마술사’인 대투수 그레그 매덕스를 졸졸 따라다니며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 덕분에 내셔널리그 최고승률(40승19패, 0.678)팀인 애틀랜타는 올 시즌 루키 봉중근이 팀에 행운을 불러오고 있다고 믿는다.
▼최희섭 4타수 2안타…김선우는 마이너행
한편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은 6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전에서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고 전날 애너하임 에인절스전에서 4와 3분의 1이닝 동안 8안타 6실점했던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김선우는 빅리그 등판 1경기 만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