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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46위 베르케르크 ‘프랑스 오픈 쿠데타’

입력 | 2003-06-07 01:49:00


1년 전 한국 축구를 월드컵 4강으로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모국 네덜란드가 이번에는 테니스 열풍에 휩싸였다. 이름조차 낯선 마르틴 베르케르크(25)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네덜란드 출신으로는 사상 첫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뤘기 때문. 세계 46위 베르케르크는 6일 파리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세계 7위 길레르모 코리아(21·아르헨티나)를 2시간40분 만에 3-0(7-6, 6-4, 7-6)으로 눌렀다.

메이저대회 성적이라고는 지난해 US오픈과 올 호주오픈에서 거둔 1회전 탈락이 고작인 그는 첫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 문턱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네덜란드 선수로는 역대 3번째 메이저 결승에 오른 베르케르크는 8일 알베르트 코스타-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이상 스페인)전 승자와 대망의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베르케르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겠다. 환상적이고 믿어지지 않는다. 프랑스오픈 결승 진출은 내 꿈이었다”며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여자단식 패권은 같은 벨기에 출신인 쥐스틴 에냉(21)과 킴 클리스터스(20)의 마지막 승부로 가려지게 됐다. 메이저 테니스대회에서 벨기에 선수끼리 결승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 10년 넘게 자국 내에서 친구이면서 라이벌이었던 이들 모두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이자 사상 첫 벨기에 출신 메이저 챔피언 등극을 노리고 있다. 테니스 스타 레이튼 휴이트의 연인인 클리스터스는 세계 2위이며, 지난해 11월 20세의 어린 나이로 결혼한 에냉은 세계 4위. 상대전적에서는 클리스터스가 7승5패로 앞서지만 지난달 독일오픈 결승에서는 에냉이 이겼다.

한편 메이저 5연속 우승을 노리던 톱시드의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는 에냉과의 준결승에서 적대적인 관중과 또 다른 신경전을 벌인 끝에 집중력이 떨어지며 1-3으로 무너졌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