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패배는 없다.”
브라질과 함께 남미 축구의 쌍벽을 이루는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이끄는 18명의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9일 오후 입국했다. 1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엘류호’와 일전을 벌이기 위해서다. 그랜드힐튼호텔에 짐을 푼 아르헨티나팀은 10일 오전과 오후에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과 주경기장에서 각각 전술훈련을 실시할 예정.
이날 입국장에는 ‘아사모(아르헨티나팀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 30명이 나와 ‘VAMOS ARGENTINA(나아가라! 아르헨티나)’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파블로 아이마르의 사진을 흔들며 사인공세를 벌여 북새통을 이뤘다.
아르헨티나는 2002월드컵에서 16강에 들지 못했지만 세계 랭킹 5위의 강호. 8일 일본과의 A매치에서 4-1로 대승한 데서도 그 전력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은 이번이 아르헨티나와 두 번째 벌이는 맞대결. 첫 대결인 86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에선 1-3으로 패했었다.
아르헨티나는 2006독일월드컵을 겨냥해 ‘바티골’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알 아라비)와 에르난 크레스포(인터 밀란), 후안 베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기존 특급스타들을 빼는 등 세대교체를 이뤘다. 핵심 멤버는 하비 에르 사비올라(바르셀로나)와 아이마르(발렌시아).
사비올라는 2001년 세계청소년선수권(20세 이하)대회에서 두 차례나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무서운 신예. 일본전에서도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아이마르는 ‘제2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공격형 미드필더. 1m70, 62kg으로 작은 몸집이지만 타고난 개인기에 자로 잰 듯한 패스를 앞세워 팀의 플레이메이커로 자리를 굳혔다. 발렌시아에서도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하며 6골을 잡아내 팀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5위로 이끈 주인공.
아르헨티나는 월드컵이 끝난 뒤 모두 7차례의 친선경기에서 6승1패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는데 그 일등공신이 ‘세대교체의 핵’인 사비올라와 아이마르. 아르헨티나엔 이 밖에 지난해 월드컵 멤버인 골키퍼 파블로 카바예로(셀타비고)와 하비에르 사네티(인터 밀란), 수비수 디에고 플라센테(바이엘 레버쿠젠) 등 스타플레이어가 포함돼 있다.
아르헨티나는 움베르토 쿠엘류가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만나는 가장 강팀. 8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드러난 수비난조와 골 결정력 부재가 걱정스럽다.
쿠엘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수비 안정에 중점을 둘 전망. 김남일(엑셀시오르)과 김태영(전남)이 각각 상대공격의 핵인 아이마르와 사비올라를 전담 마크하고 이영표(아인트호벤)와 송종국(페예노르트)을 좌우 윙백에 선발 투입해 포백수비라인에 안정감을 준다는 구상이다.
극심한 골 가뭄을 겪고 있는 공격라인의 ‘원톱’엔 최용수(제프 이치하라)와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울산), ‘젊은 피’ 조재진(광주)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오른쪽 날개로는 이천수(울산)를 선발 투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선수 개인 능력에선 아르헨티나가 분명 한수 위.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쿠엘류 감독은 이기고 지는 데 매달리지 말고 자신의 축구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 획기적인 전술변화로 개인기량의 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