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구 인천지하철 노동조합은 정부가 전동차 안전운행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24일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3개 지하철노조의 파업에 맞춰 전국철도노조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철도구조개혁법안을 국회에 상정할 경우 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설 움직임이어서 ‘궤도 대란’이 우려된다.
9일 전국 철도 지하철 관련 7개 노조의 연대기구인 궤도연대에 따르면 부산 대구 인천지하철 노조는 최근 긴급 대표자회의를 열어 24일 총파업을 벌이기로 결의하고 7일 각 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김재길(金在吉) 궤도연대 집행위원장은 “2월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정부는 지하철 안전운행 대책을 발표했으나 지금까지 아무 것도 바뀐 것이 없다”며 “기관사와 안전요원을 확충하고 전동차 내부를 불연재로 교체하는 것만이 제2의 참사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각 공사와 지방자치단체, 건설교통부 등은 안전운행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정작 책임은 서로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하며 대구 인천 부산지하철이 각각 11, 12, 14일 파업 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4일 끝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해 파업을 할 수 없게 된 서울도시철도공사(지하철 5∼8호선) 노조는 1인 승무 폐지 등 안전운행 요구의 정당성을 홍보하면서 측면지원을 하기로 했다.
3개 지하철 노조는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의 일정 등을 밝힐 예정이다.
전국철도노조도 10일 전국지부장회의를 열어 ‘철도구조개혁 관련 법안 국회 상임위원회 상정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을 확정할 방침.
철도노조 관계자는 “철도청이 4월20일 ‘철도개혁은 철도노조 등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추진한다’고 합의했는데도 노조와 아무런 협의 없이 철도구조개혁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법안 상정을 중단하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과 건교부는 철도구조개혁 관련 법안을 17일경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상정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정(勞政)대립이 다시 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조측은 철도구조개혁 관련 법안 중 적자노선 폐지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파업 가능성이 있는 전국 철도 및 지하철 노조의 조합원 수는 철도노조 2만1540명, 부산지하철 2573명, 대구지하철 1033명, 인천지하철 788명 등이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