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신보수주의자(네오콘) 로버트 케이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사진)은 8일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에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가 정확히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라크는 WMD를 보유하고 있으며 더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보수주의자들은 이라크가 WMD를 보유하고 있다고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를 이라크 공격의 근거로 삼았지만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에서 WMD를 찾지 못하자 증거 왜곡 및 과장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케이건 연구원은 “많은 무기의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서 무기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옳은가, 아니면 그것을 곧 찾아내거나 행방을 밝힐 것이라고 하는 게 맞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이라크가 WMD를 갖고 있다고 전한 유엔 무기사찰단과 모든 무기전문가가 거짓말을 한 것이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가 이미 1990년대 유엔 무기사찰단에 탄저균 8500L와 신경작용제인 VX가스를 몇 t 생산했음을 시인했다고 강조했다.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도 1월 이라크가 탄저균을 생산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으며 VX가스가 무기화된 징후도 있다고 밝혔다. 생화학무기의 행방과 98년 유엔 무기사찰단 철수 뒤 개발 정도만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
이어 케이건 연구원은 전쟁에 반대했던 독일과 프랑스조차 이라크의 WMD 보유를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보기관은 2001년 이라크가 3년 안에 핵무기 3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고 밝혔으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2월 “이라크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WMD를 찾아내 파괴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