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와 마늘, 양파 수확 등 농번기를 맞아 전남도와 시 군, 읍 면사무소, 농협 등에 개설된 농촌일손돕기 창구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창구를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참가자들도 소수의 공무원들과 기관단체 뿐이어서 농가들이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전국 마늘, 앙파 최대 재배지인 전남 무안의 경우 조생종 수확시기를 맞아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농촌일손돕기 창구를 마련했다.
9일 현재 공무원, 대학생, 경찰, 군인 등 1600여명이 일손돕기에 나섰으나 양파, 마늘수확 시기와 모내기가 겹치면서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중순부터 무안읍 불무공원에서 매일 새벽 ‘반짝 인력시장’이 열려 하루 품삯이 남자 8만원, 여자 5∼6만원에 달하고 있지만 인부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농삿일이 집중되는 5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농민들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무원과 군인, 경찰관들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지역 내 기업체나 사회단체들의 참여가 아쉽다”고 말했다.
마늘 주산지인 고흥군의 경우 지난달 15일부터 보름간 창구를 개설, 총 50여차례 걸쳐 도덕면과 풍양면, 점암면 등에서 일손돕기에 나섰으나 참가자는 군, 읍 면사무소 직원들과 농협, 농업기반공사, 산림조합, 순천교도소 등 기관 단체들 뿐이었다.
나주지역은 이달 2일부터 5일까지 나주시청, 전남체신청, 전남도 공무원연수원, 나주소방서 등이 문평면 일대에서 마늘 수확돕기를 한 것 외에는 일손돕기에 나선 기관단체나 기업체가 없는 실정이다.
나주시청 관계자는 “농촌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일손부족 현상이 심해 한달여간을 농촌일손돕기 기간으로 정하고 관내 기업체 등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나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이달 15일 일손돕기 창구를 개설한 장흥군의 경우도 지난해 봄철 참여한 연인원 1000여명에 크게 못미치는 300여명만이 일손돕기에 나섰고 참가자도 군청과 농협직원, 군인, 학생들이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와 각 시 군지부도 일손돕기 창구를 열어 놓고 참여신청을 받고 있으나 신청단체가 많지 않아 지역본부는 이달들어 3회, 연인원 100여명이 일손돕기에 참가했으며 시 군지부마다 1∼2회, 5∼10명의 직원들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기업체, 사회단체 등 일반인의 참여가 눈에 띄게 줄면서 농촌일손돕기가 시 군 행정기관이나 공무원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며 “갈수록 심화되는 농촌의 일손부족을 덜어줄 수 있는 민간차원의 도움이 아쉽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