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군사훈련을 받다 아르헨티나전 출전을 위해 특별 휴가를 얻어 10일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날 파주 NFC에서 열린 연습게임에서 안정환이 힘차게 슈팅을 날리고 있다. 파주=전영한기자
《‘반지의 제왕’ 안정환(27·시미즈 S펄스)이 11일 아르헨티나전에 나선다. 지난달 31일 일본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안정환. 이 경기 직후 육군 백마부대에 입소했던 안정환이 훈련을 중단하고 10일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국방부로부터 이틀간 특별휴가를 얻은 안정환은 이날 오후 5시 대표팀 동료들이 훈련 중인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합류해 볼 감각을 새롭게 가다듬으며 아르헨티나전 필승 의지를 다졌다. A, B팀으로 나뉜 연습게임에서 B팀의 원톱으로 나선 안정환은 10일을 쉰 탓인지 몸이 무거워 보였지만 표정은 밝았다.》
안정환은 “군사훈련을 받다 갑자기 호출돼 당황스럽다. 몸도 준비가 안 돼 있다. 그러나 대표팀에 합류한 만큼 최선을 다해 승리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안정환의 대표팀 합류는 대한축구협회의 요청에 따른 것. 우루과이에 0-2로 완패한 뒤 골 결정력 부재를 느낀 축구협회가 국방부에 안정환의 휴가를 공식 요청했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폭주하는 축구팬들의 안정환 복귀 요구에 부담을 느끼고 있던 국방부가 동의해 일이 쉽게 풀렸다.
아르헨티나전은 일본전을 시작으로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1주년 기념경기로 열린 3연속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의 완결편. 이 경기가 끝나면 올해 말까지 아시아권 국가들과의 경기만 남아있어 세계 강호를 상대로 월드컵 4강국의 자존심을 살릴 기회는 없다.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을 마친 뒤 13일부터 한달 동안 포르투갈로 장기 휴가를 떠난다. 아르헨티나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다.
쿠엘류 감독은 “안정환이 와 기쁘다. 컨디션을 체크한 뒤 선발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쿠엘류 감독은 조재진(광주)을 선발로 기용하고 안정환을 후반 ‘조커’로 투입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사훈련을 받느라 안정환의 게임감각이 무뎌졌기 때문. 최용수(이치하라)는 우루과이전에서 오른쪽 허벅지를 다쳤다.
이용수 교수(세종대·KBS해설위원)는 “안정환을 조커로 투입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선발로 출전시킨 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바꿔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지난달 일본전 결승골로 쿠엘류 감독에게 첫 승과 첫 골을 동시에 선사했던 주인공. 그는 아르헨티나전을 끝낸 뒤 바로 병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정작 안정환의 복귀가 결정된 10일 오후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한번 즐기자고 원칙이 무너지는 나라’ ‘월드컵도 아닌데 원칙을 저버려서야…’ 등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편 쿠엘류 감독은 수비라인을 그동안 고집했던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바꿔 아르헨티나전에 나선다. 중앙수비수는 ‘멀티플레이어’ 유상철(울산).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파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