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만에 US오픈골프가 올림피아필즈를 방문하다’.
국내는 골프대회를 개최하려고 해도 골프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반면 ‘골프천국’ 미국의 골프장들은 앞다퉈 골프대회를 유치하려고 한다. 특히 4대 메이저대회를 유치하는 것은 그야말로 ‘골프장의 영광’.
103회째를 맞는 2003 US오픈골프대회가 12일 밤(한국시간)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CC 노스코스(파70·7190야드)에서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1928년 이래 두 번째 US오픈을 개최하는데 무려 75년이나 걸렸다.
올 US오픈을 개최하기 위해 올림피아필즈CC에는 대대적인 손질이 가해졌다. 총길이를 350야드나 늘렸고 벙커 턱도 허리 깊이 정도로 높였다. ‘벙커에 빠지면 1타는 손해볼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
또 종전의 9번홀을 18번홀로 바꿨다. 메이저대회의 엄청난 갤러리를 수용하기에 그린주변이 오래된 나무로 둘러싸인 종전 18번홀은 비좁기 때문이다.
페이웨이 폭이 좁고(평균 25야드) 러프가 길며(평균 10cm) 그린이 까다로워야 한다는 US오픈 개최코스 3대 요건도 모두 충족시켰다. 과연 누가 최후에 웃을 것인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올해도 역시 우승후보 0순위. 그는 ‘역대 US오픈이 개최됐던 파70짜리 골프장중 가장 길다’는 베스페이지 주립공원에 위치한 블랙코스(7214야드)에서 열렸던 지난해 대회에서 출전 선수 중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3언더파 277타)로 우승했었다.
한편 전담캐디를 폴 푸스코에서 프로골퍼 출신인 칼 하트(이상 미국)로 전격교체한 ‘탱크’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지난 1주일간 올림피아필즈에서 연습라운드를 돌며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최경주는 “바람과 러프가 승부의 변수가 될 것 같다. 특히 10cm로 일정하게 자른 러프는 뻣뻣하게 서 있기 때문에 공이 폭삭 빠져 더 치기 어렵다. 러프가 더 길면 공이 누운 풀 위에 놓여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곳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10일 발표된 조편성에 따르면 우즈는 ‘라이벌’ 어니 엘스(남아공), 아마추어 리키 바네스(미국)와, 최경주는 ‘스윙머신’닉 팔도(영국), 크리스 라일리(미국)와 같은 조로 예선 1,2 라운드를 치르게 됐다. 팔도는 메이저 6승(마스터스 3회, 브리티시오픈 3회)의 관록을 지녔지만 US오픈 우승경력은 없고 라일리는 지난해 리노타호오픈에서 프로 데뷔 6년만에 첫 우승을 거둔 ‘중고신인’.
올림피아필즈(미국)=안영식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