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10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연속 9일 한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한국 증시가 지난해 10월 이후 다른 신흥시장보다 덜 올랐고 업종을 대표하는 블루칩 중값이 싼 종목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외국인의 왕성한 순매수=외국인은 28일부터 9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8일 동안 1조2091억8800만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 월별로 보면 외국인은 1월 3180억원을 순매수한 뒤 2월부터 석 달 연속 2조11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러다 5월 6877억원, 6월 들어 9일까지 71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따라서5월 이후 9일까지 순매수 규모는 1조4008억원이다.
최근 외국인 주식 순매수는 미국 증시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6일과 9일 뉴욕증시가 약세였지만 외국인은 9일과 10일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를 계속했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 상위 상장종목
(5월 28일~6월 9일)종목거래대금(원)삼성전자472,326,259,500국민은행204,536,507,650현대차78,045,180,000삼성전자(우)55,978,995,000LG전자55,564,320,300POSCO45,737,055,500SK텔레콤32,234,100,000삼성화재27,930,366,000LG투자증권25,700,002,500우리금융24,107,092,200한미은행23,940,810,300SK23,491,166,900삼성증권18,033,464,500LG건설17,670,529,500LG카드16,673,670,000대우건설15,197,249,950엔씨소프트14,931,636,000신한지주14,521,584,000LG산전14,172,384,200현대모비스13,410,157,000
▽값 안 오른 업종 대표주 노린다=외국인이 8일 동안 많이 순매수한 종목을 살펴보면 이들의 속내를 대체로 파악할 수 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대금은 4723억원. 다음으로 국민은행 현대차 삼성전자(우) LG전자 포스코 SK텔레콤 삼성화재 LG투자증권 순이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업종을 대표하는 블루칩이면서 최근 시장에서 소외돼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종목들이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저가 메리트’를 의식해 매매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최근까지 외국인이 사들이며 주가가 크게 오른 조선 및 화학업종 종목들은 8일 동안 순매도 상위 리스트에 올라 있다.
8일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중공업으로 순매도 대금은 199억원. 한진중공업 현대중공업도 순매도 상위 20종목에 들었다.
또 LG석유화학 호남석유 LG화학 한화석화 에쓰오일 등이 줄줄이 20종목에 들었다.
▽한국 대만 태국 증시 동반 상승=비슷한 현상이 대만과 태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만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4월 9억달러에서 5월 21억달러로 늘었다. 태국에서도 4월 5400만달러 순매도에서 5월 2억2000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섰다.
안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난해 10월 이후 동유럽과 남미 신흥시장에서 주로 주식을 사들였다”며 “신흥시장 중 덜 오른 아시아로 투자 국가를 바꾸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함춘승 SSB전무는 “외국인들이 북한 문제에는 면역력이 생겼고 신용카드 문제도 가을부터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며 주식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