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이스댄싱 여자 선수가 한국 국적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 주인공은 전 한국 국가대표인 이천군(22·한양대)과 지난해 말부터 짝을 이뤄 연기해 온 케이트 슬래터리(19·미국 델라웨어대 2년·사진).
슬래터리는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대표로 2008년 동계아시아경기와 2010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밝혔다.
슬래터리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이유는 현행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상 아이스댄싱에서 국제대회에 출전하려면 동일 국가 선수끼리 짝을 이뤄야 하기 때문.
그렇지만 슬래터리가 한국 선수로 등록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 외국인 선수가 국내 체육단체에 선수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F2 비자(한국인과 결혼하거나 국내 5년 이상 거주자 등에게 주어지는 비자)를 취득해야한다.
이에 따라 슬래터리는 한국정부의 결단에 희망을 걸고 있다. 슬래터리측의 마이클 최 변호사는 “한국 국익에 큰 도움을 준 사람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승인하고 법무부 장관이 허가하는 방식으로 특별히 국적을 인정하는 규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슬래터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국적 취득을 허용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천군-슬래터리 조는 아직 세계무대에 도전하기엔 기량이 떨어지지만 한국대표로는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