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테러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으로 맞선 데 이어 11일 예루살렘에서 또다시 자살폭탄 공격으로 보이는 버스 폭발 사고가 발생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계속되면서 지난주 합의된 중동평화 ‘로드맵(단계적 이행조치)’이 최대 위기에 빠졌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11일 예루살렘 중심가에서 버스가 폭발해 13명이 숨지고 65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 주요 간선도로인 자파가에서 발생한 폭발은 거의 도시 전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릴 정도로 대규모였다. 경찰은 버스가 인파가 붐비던 교차로에 멈춘 순간 자살폭탄 공격이 이루어져 승객과 행인 수십여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도자이자 대변인 역할을 해 온 압둘 아지즈 알 란티시가 10일 이스라엘 헬기의 공격으로 부상한 직후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며 보복을 다짐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란티시는 “우리는 무기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팔레스타인 민족에게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 소식통은 “란티시가 로드맵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공격에 더 깊숙이 간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란티시가 8일 하마스 무장대원 8명을 이스라엘 군복으로 위장시킨 뒤 이스라엘 군인 4명을 사살한 사건을 배후 지휘했다는 것.
그러나 이번 공격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과의 휴전협상을 위해 이집트의 오마르 술레이만 정보부장이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하기 하루 전에 단행돼 이스라엘이 과연 로드맵을 이행할 의지가 있느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란티시에 대한 공격이 일부 하마스 지도자들이 기존 입장을 바꿔 팔레스타인 당국과 대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가해 팔레스타인측의 테러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도 로드맵을 이행하겠다고 10일 밝혔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외신 종합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