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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P세대]육성 방안…잠재능력 키워줄 사회장치 없다

입력 | 2003-06-11 18:32:00

11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청소년 대안 교육 공간 ‘하자센터’의 2층 작업장에서 청소년들이 10대 밴드들을 참가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음악 캠프를 열기 위해 기획 회의를 하고 있다.-김성규기자


- P세대의 자기표현(中)
- P세대의 소비패턴(上)
- P세대 '변화의 태풍'으로

‘1020 P세대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주체로 나설 수 있는 다양한 강점을 갖고 있다. 제일기획의 ‘P세대 보고서’는 ‘잠재력(Potential Power)’을 이들 세대가 지닌 3대 특징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강한 자기표현 욕구와 인터넷을 통한 응집력 등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이들 세대가 문화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문화의 주체’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에게서 그 방안을 들어본다.

▽무한한 잠재력, 못 따르는 사회 여건=많은 전문가가 기존의 제도교육과 사회적인 여건은 이들 세대의 문화적 성장을 뒷받침하기는커녕 방해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YMCA 청소년사업부 지도자인 류주석씨는 “10대는 입시위주의 제도교육에 묶여 있고 갈수록 팽창하는 사교육 등으로 인해 더욱 위축된 상황에 처해있다”며 “우리 사회는 이들 세대의 무한한 잠재력과 창의력을 어떻게 키워줄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육학과 신종호 교수는 “이들 세대가 참여와 열정, 자기표현 욕구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마당을 우리 사회가 먼저 마련해 줘야 한다”고 처방을 제시했다. 학교와 사회, 지역공동체가 유기적으로 관련을 맺음으로써 이들이 공동체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는 것.

▽‘하자센터’의 실험=서울시가 연세대에 위탁해 운영하는 서울 영등포구의 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는 이들 세대에게 문화체험 공간을 마련해 주면 충분히 ‘문화생산자’로 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99년 개관한 이곳은 생활디자인, 영상디자인, 대중음악, 웹, 시민문화 등 5개 분야의 작업장에서 청소년들이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문화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수십명의 문화기획자를 배출했다. 이곳에는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교사도, 일방적으로 배우는 학생도 없다. 자신이 관심 있는 프로젝트에 참가해 서로 체험하며 스스로 익히는 창의적인 체험학습이 이뤄지는 것.

10대 아마추어 밴드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음악캠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떠벌이(20·이곳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별칭으로 불린다)는 “1년에 평균 20개 정도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프로음악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표(24)는 “이곳 아이들은 ‘프로슈머(prosumer·문화소비자이자 생산자임을 뜻하는 신조어)’로서의 모습을 스스로 깨달으며 문화생산자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P세대를 바라보는 눈높이를 바꿔라=교육, 문화분야 전문가들은 이들 세대가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려면 먼저 사회가 이들을 바라보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P세대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세대는 과거의 어떤 세대보다 다른 세대와 갈등관계에 있다. 세대간의 장벽이 이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커다란 벽 중의 하나인 셈.

젊은 세대를 위한 문화교육단체인 낮은 울타리의 김지선 팀장은 “이들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인식부터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문화를 무작정 ‘일탈’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실험’이나 ‘의미 있는 대안’으로 봐주는 관심과 애정을 먼저 보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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