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무3패. 1득점에 4실점. 출범 후 한 사이클을 마친 ‘쿠엘류호’의 성적표다.
움베르토 쿠엘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11일 아르헨티나전을 마친 뒤 “지금까지 약 4개월간은 선수들을 파악하고 선수들이 적응하는 과정을 살펴봤다. 다음 사이클엔 한국 축구를 업그레이드시킬 X파일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월드컵 후 새로 구성된 대표팀을 전문가들은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공격=조광래 안양 LG 감독은 “한국엔 아직 원톱에 적합한 선수가 없다. 선수발굴도 중요하지만 굳이 원톱을 고집하지 말고 투톱이나 원톱에 처진 스트라이커를 두는 포메이션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톱은 ‘킬러 본능’을 가진 양쪽 날개나 공격형미드필더가 뒷받침할 때 가능한 포메이션. 그러나 현재 미드필더 중에는 뒤를 받쳐줄 선수가 없다는 분석이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킬러’ 부재 속에 조재진이란 가능성이 있는 스트라이커를 발견했다는 것은 성과다. 그러나 쿠엘류 감독은 전반적으로 전술적인 불안감을 드러냈다. ‘쿠엘류 축구’가 뭔지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드필드=쿠엘류 감독이 원하는 게 ‘압박축구’라면 그에 걸맞는 선수발굴이 이어져야 한다. 신 위원은 “해외파를 마냥 불러올 수 없다. 설기현과 이영표 송종국 박지성이 빠지면 이를 대체할 선수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경쟁을 통해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은 “아르헨티나전 전반과 같은 압박을 계속할 수 있는 집중력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관건이다. 집중력을 잃자 실점으로 이어졌다.
압박축구에 맞는 체력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훈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
▽수비=신 위원은 “포백이냐 스리백이냐는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정석이다. 문제는 조직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조 감독은 “쿠엘류 감독이 포백을 고집하지 않고 스리백으로 전환해 변화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희망적이다. 차분히 시간을 가지고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홍명보의 공백을 메울 수비수를 찾아 키우는 것도 급선무라는 지적.
한편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그랬듯 쿠엘류 감독도 한국축구를 파악하고 대처해나갈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급증을 떨쳐버릴 것을 주문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