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말 때문에) 내가 못살아, 못살아.”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12일 이같이 자탄했다.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공산당 허용’ 발언을 성토하는 의원총회를 여는 바람에 오전 10시로 예정된 대정부질문이 지연되자 국회 본회의장 뒤쪽으로 자연스럽게 모여든 이만섭(李萬燮) 전 국회의장, 임채정(林采正) 김근태(金槿泰) 김택기(金宅起) 의원과 정 대표가 한담을 나누다 튀어나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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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대표=왜 한나라당 의원들이 안 보이죠.
이만섭 전 의장=의총 한다잖아.
정 대표=아, 의총. 그런데 주제가 뭐죠.
이 전 의장=왜 그거 있잖아. 노 대통령 공산당 발언.
정 대표=내가 못살아, 못살아. 왜 그런 말을 해 가지고….
이 전 의장=(앞좌석에 있던 임채정 의원을 가리키며) 어이 임 의원, 대통령직인수위원장 할 때 대통령 말도 좀 인수하지 그랬어.
임채정 의원=아니, 어떻게 말을 인수합니까. 다른 것도 (인수하기) 힘든데, 왜 지난 것 갖고 그러세요.(웃음)
이 전 의장=그런데 어떻게 그 말이 보도됐지.
김택기 의원=공개적인 자리에서 말해서 나중에 기자들에게 알려졌다는데요.
이 전 의장=(‘공산당도 허용해야 완전한 민주주의가 된다’는 것은) 중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원론적인) 말이긴 하지만 왜 그걸 공개적인 자리에서 하고 그러는지….
김근태 의원=학자들이 심포지엄이나 세미나에서는 할 수 있는 말이죠. 그런데 공개적으로 하니까 좀….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