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부인을 아십니까.’
백제시대 정절의 표상이었던 도미 부인□이 1800년만에 고향인 충남 보령시로 돌아왔다.
도미부인은 백제 제 4대 개루왕(서기 128∼166년)때 보령시 ‘미인도’(현재의 보령시 오천면 빙도)에서 태어난 인물. 미모가 뛰어나고 행실이 남달라 개루왕의 온갖 유혹과 만행에도 불구하고 남편 도씨를 섬기며 정절을 지켰다고 설화로만 전해져 왔다.
삼국사기 설화편에는 도미부인이 개루왕의 수청을 끝까지 거부하다 개루왕의 보복으로 남편이 두 눈을 잃자 함께 섬으로 도망가 살았다고 전해진다.
보령시와 성주도씨 문중이 중심이 된 도미부인선양추진위원회는 “실존인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90년부터 설화 발생현장에 대한 학술답사와 삼강행실도 등의 기록 고증을 거쳐 도미부인이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주변에서 태어나 살았을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94년 오천항 입구에 있는 조소산 상사봉 정상에 도미부인사당인 ‘정절사(貞節祠)’를 건립하고 95년부터 매년 10월 1일 경모제를 지내왔다.
하지만 부인의 묘는 남편 도씨의 출생지로 추정되는 경남 진해시 청안동 해변에서 문화유적으로 관리해오다 이곳이 임해공단으로 편입되면서 이번에 사당옆으로 남편 도씨와 함께 이장된 것.
묘 이장 및 안장식은 10,11일 이틀동안 보령시 관계자와 성주도씨문중, 오천향교 학생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해에서 파 온 봉토(封土)로 지름 5m, 높이 2m의 봉분을 만드는 절차로 진행됐다. 도미부인선양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인 이시우(李時雨) 보령시장은 “부인의 사당옆에 묘를 이장함으로써 이곳이 명실공히 도미부인의 고향으로 인정받게 됐다”며 “정절의 고장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령=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