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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뉴욕타임스]엄마가 싫다고 애들도 놀지마라?

입력 | 2003-06-15 17:41:00


대수롭지 않지만 불쾌한 그 ‘비밀’은 이미 많은 부모들이 다 알고 있다. 아이들이 친구를 사귈 때 부모가 큰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때때로 부모가 아이 친구의 부모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의 우정이 깨지기도 한다.

소아과 의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셰리 마로 박사는 “나는 내 아이가 어떤 친구와 사귀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데 이는 내가 그 아이들의 부모와 사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부모 사이의 적대감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이들 싸움을 말리기 위해 충고하는 것은 아무리 해도 모자라지 않다. 그러나 더욱 정교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내부에서 곪아 터지는 어른들의 싸움을 말리기 위한 충고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리학자 카렌 제이거 박사는 “한 세대 전만 해도 부모가 친구면 아이들도 친구였다. 그러나 이젠 다 지난 얘기다. 좋든 나쁘든 간에 우리는 지나치게 아이 중심으로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갓난아기는 장난감이나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에게 관심을 보인다. 다른 아이에게 관심을 주진 않는다. 두 돌쯤 돼도 아이들 사이에 상호 작용은 별로 없다. 세 살쯤 돼야 비로소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7세를 넘어서면 일반적으로 직접 친구를 고른다. 결국 3∼6세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는 게 문제다. 이 무렵 아이와 부모들이 마구 뒤섞이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 친분 관계를 맺었다가 종종 관계를 끊는다.

아이들이 친구인 부모 사이의 친분관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부모들이 서로 멀어지는 얘기는 적지 않게 들려온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스테파니 파야브는 딸을 유치원에 데리고 갔을 때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무리지어 다니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엄마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그룹에 다른 엄마를 철저히 배제시키고 있었다. 그녀는 “나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 그런 행동을 모두 끝냈는데 그들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뉴욕에 사는 한 엄마는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를 데리고 다른 가족들과 함께 공연 구경을 갔다. 아이는 재미있게 놀았지만 엄마는 말하기 좋아하는 다른 엄마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그녀는 “내 딸이 다른 아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왔지만 다음부터는 유모를 대신 보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아이의 부모와 갈등이 생길 때 “가족의 가치와 관련된 문제인가. 아니면 안전 문제인가. 혹은 질투가 아닌가”라고 자신에게 묻도록 조언한다.

심리학자 앨런 엔틴 박사는 “아이를 위해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당신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하는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5세쯤 되면 아이들은 자신이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명백하게 안다. 이 때문에 한 엄마는 몇몇 친구 가족과의 만남을 중단해야 했다. 딸이 친구의 딸과 노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제이거 박사는 이런 모든 문제에 대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친구는 우리를 지지하는 우호 세력이다. 또한 우리는 친구로부터 위안을 얻고 열정을 배운다. 이제 당신의 아이들에게 친구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해줘야 할 때다.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무엇인지,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토론이 필요하다.”

(www.nytimes.com/2003/06/10/health/psychology/10BEHA.html)

정리=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