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원년 멤버 권선국 곽창선이 모여 ‘사랑했을 뿐인데’를 타이틀곡으로 6집 앨범을 발표한 남성 듀엣 ‘녹색지대’. 사진제공 아이두디지탈
남성 듀엣 ‘녹색지대’의 원년 멤버인 권선국(35)과 곽창선(34)이 5년만에 다시 뭉쳐 6집 음반 ‘어게인…녹색지대’를 발표했다. 1994년 1월 데뷔한 이들은 허스키 음성의 권선국과 미성의 곽창선 등 두 멤버의 화음으로 인기를 끌었던 듀엣. 1998년 권선국이 솔로로 전향하면서 곽창선은 새 멤버를 영입해 ‘녹색지대’를 이끌어왔다.
이번 앨범에는 5년간 각자의 길 속에 얻게된 내면적 성숙이 묻어난다. 권선국의 거친 창법은 절제됐고, 곽창선의 부드러운 창법은 씩씩해졌다. 타이틀곡 ‘사랑했을 뿐인데’는 감성짙은 팝발라드. 영화 ‘이도공간’의 주요 장면들로 구성된 뮤직비디오도 눈길을 끈다. ‘사랑의 늪’은 ‘녹색지대’의 전형적인 록 발라드다. 곽창선이 곡을 쓰고 권선국이 노래말을 붙인 ‘너에게’는 이들의 재결합을 자축하는 의미가 깃들어있다.
‘고마워 나를 택한 건 네게 너무 감사해/항상 너와 함께 한단 건 내겐 행운이야/한때는 힘이 들어 방황도 했었지만/넌 나에게 희망을 줬지’(‘너에게’ 중에서)
이들은 헤어져 있는 5년 동안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1994∼1998년 3장의 앨범을 내면서 ‘사랑을 할거야’ ‘준비없는 이별’ ‘끝없는 사랑’ 등 히트곡을 남겼다. 그러나 1998년 솔로로 데뷔한 권선국은 3장의 음반을 발표했지만 팬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곽창선과 새 멤버가 낸 2장의 음반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밤무대 등을 돌며 활동했지만 노래를 제대로 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다.
“따로 활동하면서 곽창선은 권선국이 있기 때문에, 권선국은 곽창선이 있기 때문에 빛이 났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죠. 이혼했던 부부가 재결합할 때 이런 기분일까요? 서로를 더 존중하고 아껴주게 됐습니다.”(곽승찬)
“전에 함께 활동할 땐 성격 차이로 많이 다투기도 했어요. 창선이는 날보고 ‘무모하다’고, 나는 창선이에게 ‘소심하다’고 했죠. 그런데 창선이를 후배가 아닌 친구로 생각하니까 서로 부딪칠 일이 없어졌어요. 히딩크식 축구와 마찬가지에요.”(권선국)
‘녹색지대’는 6∼7월 본격적인 활동을 펼친 뒤 7월말쯤 전국 순회 콘서트를 마련한다. 이들은 “당시 여고생이던 팬들이 이제는 대부분 시집갈 나이”라며 “과거의 인기를 다시 찾겠다기 보다 좋은 음악을 팬들에게 선보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