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16일 저녁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노동당 비서와 저녁을 함께하며 황씨의 방미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유를 찾아 가족을 버리고 한국에 온 황씨가 초청을 받고서도 미국에 못가는 등 여기까지 와서 자유를 박탈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박 의원은 또 김 전 대통령이 “얼마 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의 주요 정치인들로부터 황씨 초청장을 받아 왔는데 이번엔 반드시 일본에 가는 자유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황씨에게 초청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황씨는 “지금은 북한 문제 해법을 논의하기보다는 국민들에게 김정일(金正日) 체제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는 일을 해야 할 때”라며 “북한은 현재 전쟁 때보다 훨씬 가혹한 상태”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1월 7일에도 상도동에서 만나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