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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가들 "한국 노사문제 최대관심"

입력 | 2003-06-17 18:58:00


“한국의 노사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무엇인가? 노사관계는 어떻게 되는 거냐?”(해외 기관투자가)

“조흥은행 사태는 새 정부의 노사관계 대응 방향, 민영화 방침, 위기관리 능력 등을 국내외에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권오규·權五奎 대통령정책수석)

16,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과 보스턴에서 열린 ‘민관(民官) 합동 한국경제 설명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이번 설명회에는 피델리티, 퍼트남, 캐피탈, JP모건애셋매니지먼트, 도이치애셋매니지먼트 등 한국에 수천억∼수조원씩 투자하고 있는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최근 세계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한국의 주식시장이 아직 저평가되어 있다는 이유로 한국 투자여건을 밝게 보면서도 노사문제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나타내며 집중적으로 질문을 퍼부었다.

16일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권오규 정책수석이 오찬 연설을 마치자 첫 번째 질문이 나왔다.

“올 들어 한국에서 노조활동이 매우 활발한데 정부는 노사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한 기관투자가 관계자)

권 수석은 “새 정부 들어 노사관계 대처에 약간의 혼동(confusion)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조흥은행 매각부터는 법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답변했다.

대기업 관계자들에게도 노사관계 질문이 쏟아졌다. 현대자동차의 공개 기업설명회에 참석한 한 외국인 투자자는 “다가오는 노사분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고 물었다.

현대차 채양기(蔡良基) 부사장이 답변했다.

“노조문제는 회사 내 조건과 사회환경 두 가지로 나뉜다. 현대차 노조는 매우 강한 단결력을 갖고 있는데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 문제, 주5일 근무제 등 사회 이슈가 겹쳐 있다. 7월 2일 전국 단위의 노조파업이 예고돼 있으며 현대차 노조도 여기에 참여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노조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투자가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의 헨리 세거먼은 “한국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더 높여 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경제설명회를 주관한 UBS증권의 진재욱 한국지사장은 “투자자들이 완곡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한국의 노사관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설명회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SK텔레콤, KT, 우리금융그룹 등 7개 대기업의 고위 경영자들이 직접 참여해 경영실적과 장기 비전을 밝혔다.

뉴욕·보스턴=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