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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황금사자기]황금사자기 D-7…“알고즐기면 기쁨두배”

입력 | 2003-06-18 17:57:00

“황금사자기는 우리 것”영광의 ‘황금사자기’ 올해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될까. 26일 고교야구의 살아있는 역사인 제57회 황금사자기전국고교야구대회가 개막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56회 대회에서 우승한 천안북일고 선수들이 감상국 감독을 헹가레치는 모습 - 동아일보 자료사진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제5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동아일보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가 26일 구리 인창고와 성남고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7월4일까지 9일간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우승팀 천안북일고를 비롯, 전국의 27개 강호가 참가하는 올 대회도 ‘역전의 명수’라는 황금사자의 닉네임에 걸맞게 최고의 명승부로 펼쳐질 전망이다.

●관전포인트

○죽음의 조

16일 동아일보 21층 강당에서 열린 감독자 회의에선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다. 제주관광산업고 전봉석 감독은 청룡기대회에 이어 2회 연속 1회전에서 최강 광주 동성고와 만나게 되자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반면 청룡기 우승팀 동성고는 대진운이 좋아 4강까지는 무난하다는 평가.

‘죽음의 조’는 부산 경주 성남 인창 선린인터넷고가 몰려 있는 B조. 대통령배 준우승팀 경주고와 청룡기 4강 부산고의 맞대결은 1회전 최고의 빅게임이다.

경주고는 타력과 수비력이, 투수왕국으로 불리는 부산고는 마운드가 돋보인다. 부전승으로 2회전에 오른 선린인터넷고도 부상 중이던 에이스 윤희상이 살아나면서 18일 무등기 4강 진출을 확정, 다크호스로 불린다.

○출전팀 진기록 명기록

천안북일고는 지난 대회 우승팀으로 초청 케이스. 4강권 전력으로 평가되는 신일고는 봉중근이 활약하던 96,97년 2연패를 비롯해 황금사자를 7번이나 품에 안은 최다 우승팀. 인천고는 2번밖에 우승하지 못했지만 57번의 대회 중 34번이나 출전, 이번 대회엔 나오지 않은 세광고와 함께 최다 참가팀이 됐다.

성남서고와 화순고가 처녀 출전했고 마산 용마고(전 마산상고)도 학교명을 바꾼 뒤 첫 선을 보인다.

○부전자전 화제의 선수들

올해 출전선수 가운데는 유난히 야구가족이 많다.

가장 눈길을 끄는 팀은 부산고. 조성옥 감독의 아들인 외야수 조찬희를 비롯, 중견수 정의윤(롯데 정인교코치 아들), 내야수 유제준(유두열 전 롯데코치〃), 유격수 손용석(롯데 1호차 기사 손경구〃) 등 4명이나 된다.

재미있는 것은 정의윤과 손용석이 확실한 주전인 반면 정작 감독 아들인 조찬희는 후보라는 점.

이밖에 서울고 유명환은 유태중 전 대한야구협회 이사의 아들이고 동성고 이원식도 아버지가 야구인 출신이다.

○동아닷컴서 인터넷 생중계

동아일보의 인터넷신문 동아닷컴(www.donga.com)은 올해도 전 경기를 지난해에 이어 동영상 및 문자로 생중계 한다.

대학 방송국 출신인 두 명의 여성 캐스터가 진행을 맡아 기존 야구중계에선 맛볼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또 57회 대회란 점에 착안해 5회와 7회에 홈런을 친 선수와 홈런볼을 주운 관중, 그리고매일 동아일보에 게재된 그날의 스타에겐 큐리텔 핸드폰이 상품으로 지급된다.

결승에 오른 두 학교에는 장학금 250만원이 주어진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명승부 베스트4

▽1.역사적인 개막전

1947년 8월21일 오후 1시10분. 국내 최고권위의 황금사자기대회가 첫 걸음을 내디딘 날이었다. 당시 동아일보는 8월22일자에서 ‘학생구계(學生球界)의 호화판(豪華版)’ ‘작일(昨日·어제) 중등야구전개막(中等野球戰開幕)’이라고 제목을 달고 ‘성동원두 서울운동장에서 수만명 팬들의 열광적 환호 속에 호화로운 막을 열었다’고 보도했다.동산중이 박현식을, 군산중은 최명보를 마운드에 세운 개막전에서 동산중은 연장 10회말 황우겸의 스퀴즈 플레이로 극적인 결승점을 뽑아 5-4로 승리.

첫 노히트노런

성남고 투수 노길상. 그는 국내 전국 규모 고교대회에서 최초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투수였다. 70년 24회대회.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삼았던 좌완 노길상은 대회 3일째인 9월25일 경북고를 상대로 1-0으로 노히트노런승을 이끌어냈다.

▽2.아! 군산상고

군산상고에게 ‘역전의 명수’란 닉네임이 붙은 72년 제26회 대회 결승전. 9회까지 스코어는 4-1로 부산고의 리드. 하지만 운명의 9회말 최관수 감독이 이끌던 군산상고는 믿기지 않는 대추격전을 펼친 끝에 5-4 역전승을 일궈내 고교야구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해 냈다.

▽3.박노준 VS 선동렬

선린상고 박노준은 ‘오빠부대’의 원조. 광주일고 선동렬은 강속구를 뿌리는 고교최고의 투수.

이 둘의 운명적인 대결이 80년 34회 결승에서 이뤄졌다. 박노준의 ‘창’과 선동렬의 ‘방패’의 싸움으로 불린 이들의 대결에서 승자는 박노준. 그는 3-3인 8회 날린 결승 2점홈런을 포함해 3안타 3타점을 뽑아내 선동렬을 ‘KO’시켰다.

90년대 최고의 명승부

▽4.97년 9월29일 제51회 대회 결승전.

봉중근(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이끄는 신일고와 거포 최희섭(현 시카고 컵스)이 버틴 광주일고전은 3시간4분 동안 내내 관중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동점 세 차례, 역전 두 차례를 주고받는 접전 끝에 9회말 김광삼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신일고가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황금사자가 배출한 스타

▽1.봉중근(23·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신일고 50회(96년) 51회(97년) 연속 우승의 주역으로 2년 연속 우수투수상을 수상.

1년생 때인 제50회 대회에서 팀의 5승 중 4승을 책임졌고 2년생이던 제51회 대회에서도 팀의 4승을 혼자 올렸다. 타격에서도 재질을 보여 제51회 대회에서 14타수 8안타(홈런2개) 타율 0.571로 타격 2위를 마크했다. 고2때 자퇴,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와 120만달러에 계약.

▽2.박노준(41·SBS 해설위원)

선린상고 2학년이던 80년 제34회 대회 우수투수상 수상. 10월4일 광주일고와의 결승전에서 8회말 승리를 굳히는 투런홈런을 뽑아냈다. 선동렬을 상대로 3안타(홈런1개) 3타점을 기록했고 동기생 김건우, 1년 선배 나성국과 함께 마운드를 지켜 팀의 5-3 승리를 이끌어 냈다.

▽3.장태영(99년 작고·전 상업은행 감독)

1회 대회부터 3회 대회까지 경남고(5년제 경남중) 황금사자기 3연패의 주역. 좌완으로 당시로는 기록적인 시속 140km대의 강속구를 뿌려 ‘태양을 던지는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3회 대회에서는 준결승까지 26점을 뽑는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고 동래고와의 결승에서 7-3으로 승리. 대회 3연패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

▽4.위재영(31·현대)

동산고 1학년이던 88년 제42회 대회에서 팀의 4승을 혼자 올렸다. 이 중 2경기는 완봉승이며 30이닝 무자책으로 평균자책 0의 기록을 세웠다. 유신고와의 결승전에서 6-0 완봉승을 이끌어 동산고에 31년만의 우승을 안겼다. 졸업반이던 90년 44회 대회 배명고와의 2회전에서 다시 완봉승을 거뒀으나 8강전에서 충암고에 1-3으로 져 황금사자기대회 무자책 기록이 깨졌다. 황금사자기 통산 5승1패 3완봉승에 평균자책 0.574.

▽5.심재학(31·OB)

충암고 3학년 때인 90년 제44회 대회 최우수선수 겸 타격 2위. 타율 0.471로 같은 팀 신국환(0.563)에 밀렸지만 8개의 안타 중에서 7개가 홈런. 투수로도 활약한 심재학은 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구원투수로 나와 1회전과 2회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