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뉴욕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에서 투자론을 가르쳤던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기법의 현대적 해석이 미국의 투자 잡지 ‘머니’지에 실렸다. 가치투자자인 워런 버핏의 스승이며 투자자의 고전 ‘현명한 투자자’의 저자이기도 한 그레이엄씨는 침체장에서 가능한 한 손실을 입지 않는 묘안도 제시했다.
그것은 기업의 내재가치를 근거로 투자하라는 것. 내재가치를 높게 평가하더라도 손실을 피하려면 ‘안전주식’, 즉 손해 볼 위험이 적은 주식을 골라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안전주식의 두 가지 기준 중 하나는 기업의 시가총액이 기업 자산보다 적어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지속적으로 순익을 내고 재무구조가 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머니’지가 이 기준을 현재의 뉴욕증시에 들이댔더니 안전주식은 눈을 크게 뜨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머니’지는 안전주식의 개념을 현대식으로 개량해 다시 뉴욕증시에 비춰보았다. 그 결과 첫째 기준에 맞는 주식은 54개사, 두 번째 기준에 맞는 주식은 29개사에 불과했다. 이미 뉴욕증시 주가가 많이 오른 때문이다. ‘머니’지는 첫째 기준을 적용할 때 자산에 현금과 매출채권, 재고 외에 보유 부동산, 장비 등을 포함시켜 계산했다. 두 번째 기준을 적용할 때는 △지난 3년간 순익을 내고 △지난 10년간 순익증가율이 50% 이상이고 △20년 이상 배당금을 지급하고 △현재 자산이 현재 부채의 100%, 또는 200% 이상이 돼야 하며 △주가수익비율(PER)의 역수인 이익수익률이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수익률보다 20% 이상 높아야만(PER 18 이하) 순익창출 능력이 있는 기업으로 파악했다. 이런 기준으로 쓸만한 가치주를 찾아내면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증시는 16일 큰 폭으로 올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010.74로 마감해 근 1년 만에 1,000선을 회복한 데 이어 17일 보합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9,300 수준으로 1년 만에 10,000 고지 탈환에 700포인트를 남겨놓고 있다. 산업생산 등 경제지표들은 시장의 예측보다 좋게 나왔지만 전날 급등에 따른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버지니아주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이 합의로 매듭지어진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