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마스터’인 김동민 과장이 케이크 만드는 법을 선보이고 있다. 원대연기자
“빵 반죽을 만졌던 처음 느낌을 잊을 수 없어 이 일을 선택했습니다.”
케이크전문점 체인인 ‘CJ 투썸플레이스’의 개발담당 김동민(金東敏·34) 과장은 벌써 14년의 경력을 갖춘 베테랑 ‘케이크 마스터’다.
김 과장이 처음 빵과 인연을 맺은 것은 까까머리 중학교 2학년 때. 충남 예산에서 학교를 다니던 김 과장은 서울의 제과회사에 다니던 형의 회사에 놀러 갔다가 빵 반죽을 만져보고는 “이것이 내 천직이다”라고 느꼈다고.
“고등학교에 안가고 곧장 빵집에 취직하려고 했죠. 그런데 나중에 후회 안하려면 고교 졸업장은 있어야 한다는 가족의 설득 때문에 진학했고 3학년 졸업을 앞둔 크리스마스 때 서울의 대형 제과점에 취직해 수만개의 케이크를 나르며 일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김 과장의 기대와 달리 대형 제과점에서는 잔심부름만 할 뿐 다양한 빵과 케이크에 대해 배울 기회가 적었다. 이 때문에 개인 제과점으로 옮겨 8년간 일한 끝에 1998년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유명 제과점의 제과책임자 자리를 차지했다. 그새 짬짬이 국내외 제과, 제빵 대회에 출전했고 97년에는 ‘서울 국제 빵 과자 기술대회’에서 은상을 받기도 했다.
김 과장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케이크 만드는 일에는 자신이 붙었지만 아직 젊었고 ‘빵의 깊이’도 느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죠.”
99년 일본으로 건너간 김 과장은 1년간 어학연수를 거쳐 도쿄제과전문학교의 1년 과정인 ‘빵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재학 중에는 도쿄의 최고급 프랑스 빵집인 ‘비고’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과정을 마친 뒤에는 외국인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기로 유명한 도쿄의 케이크전문점 ‘파티세리 몽상클래르’에 취직해 2년간 케이크를 만들었다.
오랜 수련과정을 통해 쌓은 실력은 케이크점 사업진출을 준비하던 CJ베이커리측의 눈에 띄었다. CJ베이커리 대표가 일본 현지까지 찾아가 김 과장에게 신규사업의 책임자를 맡아줄 것을 부탁했고 지난해 6월 30대 초반의 나이에 체인 1호점인 신촌점의 케이크 마스터 자리를 맡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일본의 제과학교에 가면 한국 유학생들이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정말 빵이나 케이크가 좋아서 이 일을 하려 한다면 한국의 제과점에서 현장경험을 쌓고 유학을 떠나는 쪽이 시간도 절약하면서 훨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김 과장의 조언이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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